경제·경영/경제일반

Ⅰ「제로시대」김남국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6

by 도양강 2017. 11. 13.

 

 

`수준높은 서비스`

`고객 가치 창출 `

`오픈구조` 

`높은 기술수준`

 

제로시대::모두 공짜

 위에서 말한 것들이 모두 공짜면, 도대체 수익은 어디서 어떻게 낼 수 있을까? 리처드 다베니 다트머스 대학 교수는, 앞으로의 시대를 '뉴노멀 초경쟁 시대'라 선언한다. 한계생산비용제로로 만들면서, 극단적인 서비스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시대가 뉴노멀 시대다. 뉴노멀시대를 좀더 자세하게 바라볼 수 있는 단어가 '제로 시대'이다. 고성장, 인구증가의 시대가 끝나고 저성장이 주도하는 시대. 제로의 패러다임이 다가왔다. 이제는 경영전략에도 '제로'를 생각해야 한다.

 

'제로 경영'을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외부효과 경영'이라 할 수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수준높은 서비스와 기술력', '오픈 플랫폼', ' 고객가치 창출'이 모두 공짜가 되었다. 매출은 핵심 서비스에서 나오지 않고, 부가서비스를 좀 더 이용하는 것에서부터 발생한다. 외부효과의 사례로는 '주변상권개발'이 있다. 가령, 대학병원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띈다. 대학병원은 주변상권 수익과 직접적인 관계가 아니다. 그러나 병을 치료하거나 병문안을 오는 사람들로 인해 주변이 발달하고, 이는 전체적으로 병원 인지도나 수익면에서 매출증대를 가져온다.

 

오프라인에 존재했던 외부효과는 그대로 온라인 세계로 이어졌다.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메신저들은 문자와 통화와 같은 핵심 서비스를 모두 공짜로 제공하고, 스티커나 게임과 같은 가적인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 '핵심 기술'과 '핵심 서비스'는 모두 공짜로 돌리고, 그 주변에 해당하는 소소한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은 기존의 외부효과 경제와 일치한다. 

 

'제로시대'에는 외부효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제로시대::사라지는 경계

제로 시대에는 카테고리별 '경계'가 사라진다. 

 

구글이 무인자동차를 만들면 구글은 자동차 회사인가?

구글이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면 전자 제조업체인가?

애플은 제조업체인가 콘텐츠 업체인가 IT서비스업체인가?

 

제로시대에는, 기존의 경영 전략, 상식에 의존해서 의사결정을 할수록 부채를 발생시킨다. 어느 사업체가 유통업에 뛰어들어서 4P전략이나 STP 등..  경영전략론 책을 펴놓고 이마트를 분석한다고 해보자. 가령, 이마트는 유통업체일까? 생산업체일까? 이마트는 '노브랜드'라는 자체 브랜드가 있다. '노브랜드'는 식품부터 생필품까지 생산한다. 그렇다면 이마트는 생산업체일까? 생산제조업이라면 공장은 어디에 있을까? 이마트는 자체 공장이 없다. 가격에 맞출 수 있는 생산공장과 계약이 체결되어 있을 뿐이다.

 

제로시대에는 기존 경영방식과 전략론을 배워서 사용할 곳이 점차 희미해진다. 제로시대 경영을 하겠다면, 먼저 구시대적 경영 발상을 쓰레기통으로 집어던져야 한다. 이제는 산업간 경계가 불분명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번화가와 중심가에 자리잡은 백화점과 각종 대형 브랜드 매장들의 자랑은 '부동산'이었다. 지금까지 부동산은 훌륭한 '자산'이었다. (아직도 진행형이다.) 하지만 제로시대의 '부동산'은 더 이상 자산이 아니다. '부채'다. 사람들은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하고, 결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다. 독신이 증가하는 인구구조상,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다. 향후 한계생산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며, '제로시대'는 더욱 가속화된다.

 

 

제로시대::대처방안

제로 트라이앵글 1법칙:: 공짜로 제공되는 수준높은 가치 & 서비스

 제로시대의 대처방안으로 '제로 트라이앵글'이 있다삼각형 모형의 첫번째 꼭지점에는 '극단적으로 수준높은 가치를 공짜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의 경영방식으로 보자면, 이는 '말도 안 되는' 전략이자 경영방식이다.

 

원가절감, 신제품 개발, 마케팅 유통망 확보 등..

 

지금까지 메인 제품을 '공짜'로 제공하자는 전략을 이벤트성이 아닌 '기업핵심전략'으로 하려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우버, 에어비앤비, 앱스토어, 피키캐스트, 유투브, 프래지와 같은 기업들은 메인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고, 플랫폼 속에서 창출된 다양한 외부효과로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들은 모두 날아올랐다. 기존 경영방식에서 특정분야와 관련된 정보를 받으려면 유료 회원가입이 필수였다. 이는 당연했다. 그런데 그런 서비스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이제부터 메인 정보공짜다. 단, 메인 정보를 좀더 색다르게 이용하기 위해서, '아주 소소하고 작은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기업은 '아주 작고 소소한' 부가서비스로 매출을 올린다. 물론, 공짜라고 해서 허섭쓰레기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메인 서비스의 기술력과 고객가치는 훌륭해야 한다. 혁신을 통해 이룩한 제품과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을 뿐이다. 

 

 

제로 트라이앵글 2법칙::감정변화

고객은 물건을 사지 않는다. 이미지를 구매한다.

 

그 차를 운전했을 때의 감정.

그 옷을 입고 거리를 돌아다닐 때의 감정.

그 아파트에 입주해서 밤마다 산책을 다닐 때의 감정

그 카페 창가에 앉아서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을 때의 감정

 

우리는 왜 물건을 살까? 꼭 반드시 너무나 필요해서 사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물건을 구매할 때, 우리는 감정을 소비한다. 어찌보면, 인간은 '감정변화'를 위해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인간은 동물처럼 본능적 욕구 충족만을 위해서 살아가지 않는다.

 

제로시대에서 정점에 도달한 기업의 서비스와 제품들은 비슷한 기술력과 가치를 갖는다. 제품과 서비스의 차이는 고객들의 '감정변화'에서 드러난다. 과거 기준으로 '물량', '고퀄리티' ,'S급 광고모델 섭외', '최다 유통망'을 확보한 제품은 대개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이러한 대기업 방식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는, 폭발적인 정보량과 다채널 덕분이다. 정보가 많아진 고객은 더이상 TV광고만 보고 지갑을 열지 않으며, 고객의 감정을 변화시켜 줄 수 있는 미묘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는 서비스와 제품은 제로시대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제로 트라이앵글 3법칙::개성

 경영학과 개성은 뭔가 궁합이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개성은 예술적인 느낌이 강한 단어다. 개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부재'라는 느낌으로 접근해보자. 스티븐 잡스가 세상을 떠났을 때 많은 이들이 눈물을 흘렸다. 그에게는 경영자 그 이상의 '스토리'가 있었다. 해적을 내세우며, 파괴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대기업 IBM과 경쟁했고, 반대로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난 비운의 CEO가 되었지만, 재기하여 혁신의 아이콘이 된 경영자.

 

    'It`s Different'

 

스티븐 잡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줬다. 잡스의 주장처럼, 모든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고객감동을 넘어선 '영감'이 있어야 한다. 영감은, 고객이 감동을 받는 수준과 다른 차원의 영역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이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희생과 헌신을 할 때 스토리텔링이 나오고, 비로소 '영감'이 탄생한다.

 

제작자의 영감은, 고객의 무의식으로 전달된다.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고객은 먼저 영감을 느낀다따라서 똑똑한 경영자는 노력하는 경영자를 이길 수 없고, 력하는 경영자는 미친 경영자를 이길 수 없다. 영감은 해당분야에 미쳐야 나온다. 제 아무리 똑똑하고, 노력하는 사람이더라도 미친놈을 어떻게 이기겠는가. '영감'의 측면에서, 앨런 머스크나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은 자신만의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에 미친사람들이다. 마치 예술가가 위대한 작품을 만들다 사라진 것처럼, 이런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면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제로 트라이앵글'은   '수준높은 공짜' ,'감정' ,'개성'  세가지가 균형을 잡을 때 나타난다.

 

 

 

가성비 

 앞으로 저성장은 피할 수 없다저성장이 당연한 시대에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제로베이스'사고가 필요하다. 큰 나무들이 숲을 가득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면, 잡초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잡초는 여름에 성장하고, 겨울에는 스스로 자기파괴를 한다. 만일, 지구의 일사량이 점점 줄어들어 큰나무들이 더이상 유지할 힘이 사라지면, 끊임없는 자기파괴 식물만이 지구에서 살아남는다.

 

저성장 시대가 시작되면서부터 '가성비'라는 표현이 한때 유행이었다. 가성비란 가치가 높고, 가격이 적정수준이란 의미다. 그러나 무조건 가격이 싸다고만 해서 좋은 게 아니다. 비록 가격이 비싸더라도, 가격대비 가치가 높아야만, '가성비가 좋다'라고 말할 수 있다. 가성비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가치'에 있다. 책에서는, 가격대비 가치를 높일 수 있는 7법칙을 소개한다.

 

가성비 법칙1::공급망 혁신

경영학에서 '가격책정 공식'은 'Cost(생산비용) + margin(순이익) = Price (가격) ' 이다. 그러나 '다이소'와 같은 공급망 혁신에서 공식은 다음과 같다.

 

'Price(가격) - Margin(순이익) = Cost(생산비)'

 

 '공급망 혁신'의 특징은, 무게중심이 가격에 맞춰져 있지 않고, 'Cost' 생산비'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대개 생산자와 협상할 때, '가격'을 절대로 먼저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공급망 혁신에서는 이와 반대로 '가격'을 가장 먼저 제시하고, 나머지를 이에 맞춘다.

 

예를들어 시중에서 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이 있다고 가정하자. 유통업자는, 생산자(공장)에게 가서 해당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2천원으로 먼저 제시를 한다. 만원에 팔리고 있는 제품을 2천원에 팔라고 하는 것이다. 아마도 생산자는 절대로 그 가격에는 맞출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다이소'는 '유통업자가 제시한 가격'에 맞출 수 있는 '솔루션'을 생산자에게 제공해줬다.

 

먼저 '그 가격(2천원)'에 제품을 3만개 생산해준다면, 먼저 6천만원을 계좌로 선입금 한다. 과거 '갑을'관계에서 항상 문제되는 부분이 어음이었다. 제품을 납품한 이후에도 결제대금이 입금되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였다. 다이소는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고, 혁신적인 방법을 구축했다.

 

그 방법이란, '선입금 후납품'이었다. 생산자가 계약만 한다면, 제품을 만들지도 않은 상태에서 유통업자는 결제대금을 즉시 현금으로 지급한다. 유통업자가 제시하는 가격에 생산단가를 맞출 수만 있다면, 제품의 필요없는 모든 부분은 제거했다. 또, 목표단가에 맞출 수 있도록 생산업체가 필요한 모든 것을 유통업체가 제공한다. 말 그대로 공급자의 현재 기술력과 가치를 살리되 '그 가격'에 물량을 맞출 수 있도록 '동등한 관계'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다. 

 

이는 '갑을관계'의 종말을 의미했다.

 

현재 이랜드의 슈펜과 같은 신발 브랜드도 '다이소'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공급자 혁신'노선을 하나둘씩 채택해가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부분이다. 향후 대부분 산업분야에서 '갑을관계'가 사라진다면, 좀더 호혜적인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성비 법칙2::ERRC전략

 ERRC는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르네 마보안 교수가 제시한 블루오션 전략이다.

Eliminate(제거), Reduce(감소), Raise(증가), Create(창조)의 네가지 활동을 통해 가치를 재조합하는 전략이다. 책에서는 ERRC의 대표적인 사례로 '티지앤컴퍼니'의 '루나폰'을 언급한다. '루나폰'은 필요없는 부분은 철저하게 제거'했다. 20~30대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카툭튀' ,'생폰(케이스없이)'에 집중하여, 잘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과감하게 제거했다.

 

꼭 필요치 않는 센서를 Reduce '감소'시켰으며, 케이스 없이 생폰으로 갖고 다닐 수 있는 외장 케이스를 고급스러운 유리재질을 사용해서 내구력을 '증가'시켰다. 기존 스마트폰에 없는 '붐키'(창조)도 만들었다.특정 기능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평균이하로 떨어뜨려 원가절감한 '루나폰'은 많은 인기를 얻었다.

 

루나폰과 비교되는 사례는 '갤럭시 s5'이다. '방수기능'을 극대화시킨 갤럭시 S5는 분명 '가치 있는' 폰이다. 그러나 '방수기능'은, '카툭튀'나 '생폰'을 원하는 고객가치와 다른 방향이었고, 판매는 부진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살펴보면, ERRC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가성비 법칙3::준거점 변화

일반 길거리에서 500ml 일반 생수를 5000원 이상에 살 의향이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같은 일반 생수라도 설악산 정상에서 판매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도시와 떨어진 관광지일수록 사람들은 일반생수를 '6000원' 이상에 구매한다. 심지어 싸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이른바 '준거점'이 달라지는 것이다. 고객이 생각하는 준거점은 가치에 있다. 가치에 따라, 기존제품에 비해 비싼 제품의 가격도 싸게 인식될 수도 있는 것이다. 책에서는 신세계 이마트의 '피코크'를 예로 든다.

 

피코크는, 홍대 짬뽕맛집 '초마짬뽕'을 가정식으로 8000원이란 가격에 출시했다. 1000원짜리 봉지짬뽕에 비하면 엄청난 가격이다. 하지만 초마짬뽕은 기존 일반 가정식 짬뽕과 '준거점'이 다르다. 초마짬뽕의 준거점은 '홍대짬뽕 가게'이다. 홍대거리까지 가야하는 교통비와 시간까지 계산한다면, 홍대맛집짬뽕을 집에서 8000원에 맛볼 수 있으니 '싼가격'이 된다.

 

'준거점' 변환은 쉽지 않은 전략이지만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업계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킬 정도록 강력하다.

 

 

가성비 법칙4::비즈니스모델 전환

연세대 이준기 교수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에서 신기술 발전의 경로를 두 단계로 정의한다.

 

'대체' 그리고 '전환'

'대체'는 말 그대로 기존 비즈니스 업계가 하던 방식을 유사하게 진행하되, 일부분을 신기술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체'의 사례로는 '발표용 소프트웨어'분야가 있다. '프레지'라는 발표용 소프트웨어 제작업체는, 기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장악한 '파워포인트'를 '웹기술'로 대체하였다. 발표용 도구를 만드는 방식은 MS와 같지만, Web기술을 활용해서 제작을 모바일과 웹에서 할 수 있도록 대체한 것이다. 그리고 '프레지'는 '대체'에서 '전환'으로 한단계 더 나아갔다. 

 

기존 MS(파워포인트)는, 소프트웨어를 직접판매하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었다. 반면, '프레지'는 모두 무료다. 단, 제작할 때 사용되는 사진이나 디지털 소스들에 가격을 붙여 판매하는 방식으로, '소스구매'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했다. '대체'만으로는 혁신이 지속되지 않는다. 대체 이후 반드시 '전환'이 있어야만 혁신이 지속된다. 프레지는 '일부 기능'을 대체한 후 '전환'시킨 대표적인 케이스다.

 

가성비 법칙5::기술혁신

기술 혁신은 말처럼 쉽지 않다. 뼈를 깎는 노력과 운명적인 도전이 있어야만 기술혁신으로 자기파괴를 이뤄낼 수 있다. 국내에는 '한미약품'이 기술혁신으로 유명한 본보기 사례가 되고 있다. 2009년 '리베이트 판매수익 환원정책'이 시행되자 제약업계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선진국 의약품을 복제한 후에 영업망만 늘리면 되는 기존방식이 더이상 시장에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한미약품은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매출의 20퍼센트를 R&D에 투자하고, 당뇨병, 항암제 분야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오너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자금결제도 연구소장의 권한으로 처리했고, 의사결정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였다. 그 결과 2015년 한해에만 무려 7조 기술수출 계약을 따냈고, 계약금만 7500억원을 기록했다. 기술혁신으로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자체 발열 섬유를, 1만원대 '히트텍'으로 출시한 유니클로도 한미약품과 비슷했다.

 

유니클로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기술혁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히트텍 같은 상품은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절실하게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못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 절실하다는 것은, 수십만원짜리를 1만원대로 낮춘다거나 부작용 없는 약을 개발하는 식의 도전적인 목표를 말한다. 참고로 야나이 다다시 회장이 히트텍을 만들기 위해 찢었던 옷은 1만 벌 정도였다고 한다. 하루에 한벌씩 찢어도 27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노력이었다.

 

가성비 법칙6::새로운 고객발굴

'새로운 고객발굴'은 '신시장 개척'과 같다.

교토 세라믹(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세라믹 섬유를 '낚시대 가이드링'에 판매하여 위기를 탈출한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1차 오일 쇼크 이후, 일본은 경기침체에 빠졌다. 섬유기기 업계에 불황이 드리웠고, 교세라의 세라믹 부품도 팔리지 않았다. 이때 교세라의 한 직원이 낚싯대 만드는 업체를 찾았다고 한다. 낚싯대에는 낚싯줄이 부드럽게 통과하도록 도와주는 '가이드링'이라는 부품이 있는데, 그 당시 가이드링은 모두 쇠로 만들어져 있었다. 쇠로 만든 가이드링은 낚싯줄과 마찰을 일으켰고, 자주 끊겼다.

 

교세라는 이에 집중했다. 낚싯대 만드는 업체를 설득해 가이드링을 세라믹 섬유소재로 개발한 것이다.관행처럼 사용되던 '쇠 가이드링'을 '섬유소재'로 바꿨고, 교세라는 기적처럼 회생했다. 가치를 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보면, 새로운 고객을 찾을 수 있다. 가격과 경쟁을 기준으로 볼 때, 보이지 않던 고객도 가치기준에서는 새롭게 나타난다. 교세라의 '가이드링'시장 개척은가치기준으로 시장을 바라본 모범적인 사례다. 

 

 

가성비 법칙7::소비자잉여를 높여라

가치에서 가격을 뺀 수치가 소비자 잉여다. 항상 고객성공을 본질로 둬야한다. '고객성공'이 우선이다. 과거처럼 제품을 판매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다. 오히려 이때부터가 시작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의 궁극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가령, 소프트웨어 제품일 경우, 고객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전시하려고 구매하지 않는다. 소프트웨어로 뭔가를 제작하는 것이 '고객성공'이다. 만일, 고객의 목표가 '영상제작'이라면,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이후 성공적으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해야 한다. 어떻게하면 고객이 성공할 지를 생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혁신이 일어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탄생하는 법이다. 마윈은 이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부자를 상대로 돈을 버는 것은 쉽지만 가난한 사람에게서 돈을 벌기는 어렵다.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돈을 벌려면 먼저 그들을 부유하게 만든 후 돈을 벌면 된다.  

좋은 사업가는 5달러를 가진 사람에게 50달러를 갖게 만들고 그에게서 2달러는 버는 사람이다.' 

 

제품의 궁극적인 목표는 반드시 '고객성공'이 되어야 한다. 

 

가격대비 고객 가치창출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고객 성공' '소비자 잉여'의 개념이다. 가격만 싸다고 가성비가 좋은 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두자. 성체가 되기 위해 소화기관을 녹이는 애벌레처럼, 가치를 위해서는 기존의 경쟁방식과 도구를 끊임없이 파괴해야만 가성비를 만들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