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재즈』 "셀로니우스 몽크"
셀로니우스 몽크의 곡의 듣고 있으면, 뭔가 흐름이 끊어지면서 불편하다. 부드럽게 연결될 것처럼 보이지만 갑자기 불협화음이 확 와닿는다. 음악의 문외한이 들어도 이 정도인데 그 당시 전문 재즈뮤지션들은 어떻게 몽크의 음악을 해석했을까.
몽크의 'Round midnight'을 감상해보자.
셀로니우스 몽크의 음악은 마치 초현실주의 시를 귀로 듣고 있는 느낌이다. 피아노 초보자와 프로 뮤지션이 동시에 한 피아노에서 연주하는 듯하다. 아름다운 멜로디가 이어지는 가운데 갑자기 튀어나오는 불협화음은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며 뭔가 낯설게 만든다.
셀로니우스 몽크는 당시에 '틀린 것'이라고 간주된 코드, '단9도', '증5도', '단2도' 같은 불협화음을 즐겨썼다고 한다. 가령, 몽크의 'You are Too beautiful'을 듣고 있자면 아름다운 선율 가운데 자꾸만 방해하는 뭔가가 있다. 마치 의도적으로 실수하는 듯한 느낌이다. 미술계에서는 '데페이즈망' , 문학계로 말하자면 '오토마즘(자동기술법)'에 비교할 만한 기법이다.
어쨌든 몽크의 낯설게하기 기법은 '프리재즈' 탄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대적인 관점에서 "낯설게 하기"는 새로운 예술로 인정받기 힘들지만, 몽크가 활동했던 시대에는 충격적이었다. 그는 확실히 한 시대를 앞서갔던 뮤지션이었다.(결국 타임 표지에 기재) 몽크는 고흐처럼 사후가 유명한 예술가였다. 1982년 중풍으로 사망한지 24년이 지난 2006년, 몽크는 퓰리처상을 받는다. 그는 늘 예상을 벗어난 뮤지션이었다.
``몽크와 함께 연주할 때 전조 부분을 놓치면,
빈 엘리베이터 통로로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존 콜트레인-
『재즈 발명가』 "마일스 데이비스"
드디어 마일스 데이비스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2015년 영화 "마일스"로 대중적으로 세상에 많이 알려진 재즈 뮤지션이다. 재즈를 모르던 필자역시 영화 덕분에 마일스 데이비스는 알고 있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할아버지는 커다란 농장을 소유한 부농이었고, 아버지는 현재도 하기 힘든 3개 학위를 소유한 치과의사였다. 할머니는 오르간 선생님이었고, 어머니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자였다. 금수저 마일스 데이비스의 인생을 일순간에 바꿔놓은 곳은 뉴욕에 있는 민턴스 플레이하우스였다.
당시 민턴스 플레이하우스에는 찰리 파커와 디지 길레스피가 신들린 비밥을 연주하고 있을 때였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낮에는 줄리아드 음악학교에서 클래식과 같은 서구적 음악을 공부하고, 밤에는 디지와 찰리의 재즈를 탐욕적으로 흡수했다.
마일스는 학교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52번가 클럽으로 갔고, 밤12시 ~ 1시까지 연주했다. 그이후 민턴스 플레이하우스, 스몰스 파라다이스, 히트웨이브에서 문 닫을 때까지 연주 배틀을 벌였다고 한다.
음악이론에도 정통했던 마일스는 찰리와 디지의 비밥을 흡수했고, 쿨재즈, 하드밥, 모달재즈, 퓨전재즈, 액시드, 재즈 랩을 실험하고 창조했다. 마일스 데이비스라는 이미지는 재즈 뮤지션 앞에 '발명가'를 붙여야 할 정도로 창조한 영역이 광범위하다. 마일스는 항상 기존의 재즈에서 뭔가를 비우고, 받아들였다. 그는 설명문처럼 꽉꽉 채워진 기존의 재즈를 시처럼 비워냈다. 최소의 것으로 최대한 표현해내려는 노력이 바로 마일스 데이비스가 창조한 재즈의 핵심이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던 재즈장르는 아래와 같다. 마일스 데이비스는 사실상 모든 음악장르를 재즈와 통합했다. 그가 관여한 재즈장르만 보더라도 믿기 어려운 수준의 뮤지션이다.
1] 쿨재즈 : Birth of The Cool 앨범, 클래식 + 재즈, 쳇 베이커나 데이브 브루백에게 영향
2] 하드밥 : 'Blue Haze' , 'Walkin', 'Miles' , 'Steamin' , 'Relaxin' , 'Cookin' 대중적인 비밥
3] 모달재즈 : '좀 더 적은 것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는 미학' 선법(모드)을 시도 'kind of blue'
4] 퓨전재즈 : 1960년대 록을 재즈에 접목, 웨더 리포트에 영향
5] 액시드재즈, 재즈 랩 : TuTu, Amandia, R&B와 재즈, 힙합과 재즈를 섞은 앨범 발매
마일스 데이비스의 음악세계는 너무 넓기에 직접 들어보지 않고서는 뭐라 표현하기가 막막하다. 특히, '비움으로써 더 채워낸다'라는 그의 음악철학을 생각하면서 듣다보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쿨 재즈』 "쳇 베이커, 데이브 브루백"
쿨재즈는 재즈 장르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귀에 와닿았다. 발라드를 듣는 듯한 느낌이 쿨재즈인 듯하다. 쿨재즈 뮤지션 중에서는 '쳇 베이커'의 음악은 흡사 발라드를 듣는 느낌이다. 데이브 브루백의 경우 가벼운 브릿팝적인 느낌이 있다.
깊은 밤, 야경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재즈곡 중의 하나로 '쳇 베이커'의 'Time After Time'이 아닐까한다. 챗 베이커의 목소리는 미소가 아닌 울음을 머금고 있는 듯한 감정이 담겨있다. 담담하게 슬픈 일을 넘기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그의 아름다운 음악과 달리 쳇 베이커의 인생은 아름답지 못했다. 쳇 베이커의 인생은 마약으로 시작해서 마약으로 끝났다. 마약을 사기 위해 팀원들 게런티를 가로채고, 마약을 구하려고 공연을 했다고하니 어떤 상황인지 예상된다.
쳇 베이커의 인생은 그의 음악보다 '마약과 관련된 사건'이 훨씬 많다. 쳇 베이커는 마약 때문에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에서 추방당했다. 쳇 베이커는 유럽 순회공연을 할 때에도 헤로인을 끊지 못했고, 결국 암스테르담에서 공연을 앞두고 호텔에서 떨어져 사망한다. 쳇 베이커의 사망 원인은 아직까지 미스터리다.
쳇 베이커, 데이브 브루백의 쿨 재즈 이후의 모달재즈, 퓨전재즈와 같은 장르는 사실 초기의 루이 암스트롱, 베니 굿맨과 같은 굵은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재즈 뮤지션의 개성이 너무 강하거나 혹은 재즈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잔잔할 뿐이다. 특히, 현대적인 재즈에는 흑인 뮤지션들이 자아냈던 시대적 매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좀더 많은 재즈 뮤지션을 듣다보면 좀더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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