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사람과 말을 잘하는 사람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언변을 100% 신뢰하지 않는다. 말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번지르르한 말도 어떠한 상황에서는 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반대로 사기꾼처럼 보일 수도 있다. 아무리 말을 잘하더라도 주변의 환경에 따라 상대방이 다르게 받아들일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따라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화술이 100% 상황을 통제할 것이라 확신하지 않고, 주변 환경을 항상 염두에 둔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 '극한 상황 속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는 「어빙 그로스벡(H.Irving Grousbeck)」 교수는 창업가로서 온갖 실패를 경험했는데, 그 발단은 '라스트 원 마일', 즉 대화에서 실패했기 때문이이라고 한다. 「그로스벡」 교수에 의하면, '말 잘하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가 정리한 '말 잘하는 사람'의 특징을 알아보자. 

 

 

 

 


1 전화로 중요한 약속을 하지 않는다

상대방과 정보의 격차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전화와 같은 통신기기로 중요한 약속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심지어 당신이 갖고있는 정보가 상대보다 부족하다면, 전화로 중요한 약속을 하는 것은 독이 된다. 그 이유는, 사람의 감각에서 시각이 7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눈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만큼 강력한 설득방법은 없다. 한번 보여주면 끝나는 일을 굳이 말로 설명하다보면 장황해진다. 심지어 상대방은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으로 당신을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중요한 약속일수록 직접 찾아가야한다. 만일, 대면이 불가능하다면 차라리 상대에게 유익한 정보를 담아서 이메일을 열어보게 하는 편이 좋다.

 

그리고 껄끄러운 이야기를 전달해야 할 경우에는 절대적으로 전화를 피해야한다. 시각과 달리 청각은 상상을 유도한다. 전화로 껄끄러운 이야기를 꺼내는순간, 상대방은 당신의 말속에 숨겨진 암시를 찾으며 상상하게 된다. 내용이 껄끄럽다면 상대는 대부분 좋지 못한 상상을 하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협상이 제대로 성사될 리가 없다.

 

 

 

 

 

 


2 인간관계를 협상하지 않는다

협상의 본질은 이득을 취하기 위한 전략이다. 협상이라는 단어 자체가 전략을 포함한다. 그래서 이익을 우선하지 않는 관계에서는 협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가령, 결혼을 앞둔 부부가 상대를 서로 협상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결혼생활이 제대로 유지되기 힘들다. '사랑' ,'우정', '가족'과 같은 관계는 본질적으로 '양보 · 배려 · 희생'을 염두에 둔 관계다. 그러므로 '우정', '사랑', '가족'과 같은 호혜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는 비용이 발생한다. 그것도 일방적인 비용이다. 

인간관계에서 협상을 지향하는 경우는 주로 일이나 돈과 관련될 때다. 일과 관련된 공적인 관계는 돈으로 협상하는 편이 가장 깔끔하다. 공적인 관계에서 인간적인 해결책을 사용하다보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반면, 사적인 관계를 협상으로 접근하면 관계유지가 불가능하다. 

최근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사적인 인간관계조차 협상으로 처리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연인관계에 앞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사례다. 이렇게 모든 관계를 협상으로 처리하다보면, 단순한 사항도 복잡해지고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말을 정말 잘하는 사람은 인간 관계를 협상에 의존하지 않는다. 협상으로 타협한 관계는 이익이 나면 관계가 유지되고, 손해가 발생하면 관계가 끝난다. 여기서 문제는 관계가 끝났을 때다. 만일, 상대가 비즈니스 파트너라면 관계가 끝나더라도 상관없다. 다시 새로운 파트너를 찾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쉽게 관계를 끊을 수 없는 가족과 친인척 및 친구같은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가족간의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개 이익과 손해를 비즈니스 계약처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족과 같은 관계는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 조직된 단체가 아니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사적인 인간관계에서 이익집단과 같은 협상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들은 일과 돈에 관한 것만 협상한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언변이 장황하지 않고, 깔끔하다.

 

 

 

 

 


3 간결한 말에 권위가 있다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상대는 대개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만일 당신의 권위가 없다면 지루해할 것이며, 그 반대라면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게 된다. 그래서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을 길게 하지 않는다. 그들은 필요한 말을 한 뒤에 오히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함으로써 대화의 거리를 좁혀나간다. 

한국인들은 친근함의 표시로써 이것저것 상대의 사생활을 장황하게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마치 음식의 전채요리처럼 필요없는 말들을 서두에 제시한다. 하지만 비즈니스 관계(협상)에 있어, 하고 싶은 말을 처음부터 꺼내지 않으면 역효과가 발생한다. 상대를 불러놓고 이것저것 여담부터 꺼낸다면 상대방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간결하게 요점을 말한다. 반면, 일방적으로 자신이 하고싶은 말만 해대는 사람은 신뢰가 떨어진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다. 「어빙 그로스벡(H.Irving Grousbeck)」 교수는 말을 잘하는 사람들의 대화에서 'A.I.M' 을 발견했다.

 


A: Audience(청중) : 어떤 속성을 가진 사람에게 전달하는가?
I : Intent(목적) :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상대가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가?
M : Message(메시지) :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상대가 움직일까?


 

말을 번지르르하게 하는 사람은 열정적이더라도 뭔가 배려하는 느낌보다는 자신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있다. 반대로 말을 잘하는 사람은 자신의 열정보다 상대의 이익을 강조하는 배려심이 묻어난다. 오로지 자기 생각만을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말에 감동을 받아서 더욱 장황하게 했던 말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열정이 폭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A.I.M에서 A(청중)나 I(목적)를 생각하지 않고, M(메시지)부터 불쑥 끄집어낸다. 한번 생각해보자. 만일 영업사원이 제품설명을 듣고싶은 고객에게 이달의 혜택과 포인트 점수에 관한 정보를 열심히 설명한다면, 그의 언변과 관계없이 스팸메일급으로 취급받을 수 밖에 없다. 

 

 

 

 

 


4 말을 잘하는 것의 본질은 배려심 · 존중이다

말을 잘하는 사람의 비밀은 배려심이다. 교장선생님의 훌륭한 말씀이 지루한 이유는 땡볕에서 듣고 있는 학생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교장선생님의 훈화는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보다는 지켜야 할 내용이 가득하다. 좋은 연사는 말하는 태도에서부터 '성실함', '정짐함', '겸허함', '적절한 유머'가 느껴진다. 이야기하는 내용도 정확하고, 유익하며 즐겁다. 반대로 나쁜 연사는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상황만 생각하는 오만함과 불성실함이 느껴진다. 

 

즉, 좋은 연사의 내용은 청중에 대한 존경이 느껴지고, 나쁜 연사는 그렇지 못하다. 청중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강연을 위해 참석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이야기로 전달해야 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과 번지르르한 사람의 차이는 상대에 대한 존경이다. 상대를 존경한다면 내용과 태도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점을 염두에 둔다면, 형식이나 목소리 호불호에 관계없이 당신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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