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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건강하게 사는 법[사라사와 다쿠지.2019]

by 도양강 2019. 6. 6.

사람은 누구나 늙어간다. 늙지 않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했지만 모두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사람의 범위를 벗어나면 늙지않는 동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벌거숭이 두더지 쥐(naked mole rat)'다.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암에 내성이 있어, 암, 심장병, 치매 등에 죽을 때까지 걸리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죽을 때까지 늙지 않는다.  

 

현재까지의 실험에 따르면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늙지않는 것에 더해 통증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더지 쥐의 피부 세포에는 통증 전달에 필수적인 펩타이드인 substance P가 존재하지 않는다. 벌거숭이 두더지 쥐는 대기 중의 산소가 전혀 없는 환경에서도 18분 가량을 버틸 수 있다.

 

그렇다면 산소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방식에 노화방지의 해법이 아닐까? 

 

『노화의 원인

지난 2013년, 미국 로체스터대와 이스라엘 하이파대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특이한 히알루론산을 만들어 세포가 잘 변형되지 않도록 막고, 암세포가 잘 증식하지 않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히알루론산은 고분자물질로, 동물의 몸속에서 세포끼리의 결합을 돕는다.

 

연구 결과,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오래사는 이유로써 단순히 산소를 덜 소모하는 방식이 전부는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동물원에서 키운 두더지 쥐는 암에 걸렸음) 산소 그 자체보다는 산소를 소비하는 과정에 인간과 주머니 쥐의 차이가 발생한다.

 

생명체가 산소를 필요로 하는 이유는 ATP생성 때문이다. ATP는 포도당이 산소를 필요로 하는 glycolysis 과정을 거치면서 생성된다. 호흡을 통해 산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 몸은 ATP를 생성할 수 없고, 평소에 비축된 ATP는 1~2분 정도이다.

 

두더지 쥐는 ATP생성과정이 특이하다. 인간처럼 glycolysis과정없이 근육에서 과당을 바로 젖산으로 전환함으로써 ATP를 생성할 수 있다. 사람도 이와 비슷한 대사 능력이 있지만 젖산이 생성되면서 근육 내 PH가 떨어지면서 acidosis(근육통)를 유발한다. 심각한 근육통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현재까지 결과로 본다면, 인간은 벌거숭이 두더지 쥐처럼 ATP 대사능력을 따라할 수 없다. 이로써 대두되는 노화 아젠다는 '건강 수명'이다.

 

'건강 수명'이란 간호를 받거나 누워 있지 않으며 스스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 현재까지는 치료의학에 주목했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앞으로는 예방의학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치료의학은 환자 본인의 행동(습관)에 의해 병에 걸리는 것을 막는 의학이다. 치료의 기본은 평소 습관을 제대로 검증하고, 개선하여 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병이 발견되고나서부터 대책을 세우려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병증 자체가 무겁다면 무의미한 시간이 될 수 있다.

 

단순히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이 아닌, 장수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고, 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평균 수명(여성기준)이 86세라도 12년 이상 간호나 치료를 받으며 여생을 보낸다면 장수를 마냥 기쁘게 생각할 수 없는 현실이다.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건강한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병을 방어해야 하는데, '암' 과 '치매'를 막는 일이 '예방 의학'에서 가장 중요하다.

 

『암』

노화와 더불어 가장 우려되는 병은 '암'이다. 벌거숭이 두더지 쥐에 관한 비밀이 밝혀진다면 달라지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노화에 따라 암세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우리 몸은 약 60조 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고, 신진대사에 의해 매일 수천억 개가 바뀐다. 만일 세포가 분열할 때 설계도인 유전자에 상처가 나고, 그 상태로 똑같이 분열되면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 싹이 발생한다. 그 수는 하루에도 수 천개에 이른다.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하루에 수 천개씩 발생하는 암세포 싹을 사전에 방어하지 못하면 암이 발생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면역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에는 3 가지가 있는데, '식생활 개선' , '건강한 체중유지' ,'운동'이 해결책이다. 암을 유발하는 구조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지만, 남은 지방이 활성산소에 의해 유해한 과산화지질이 되고, 조직이나 혈액 중에 축적되면서 전신 대사에 악형향을 미치는 학설이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인간의 노화를 생각한다면, 벌거숭이 두더지 쥐가 늙지 않는 이유도 결국 활성산소의 축적(대사과정)과 관련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즉, 활성산소가 많이 축적되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체중관리를 유지한다면 노화를 늦출 수 있다.

 

『치매』

카레와 레드와인은 치매를 막는다. 늘 카레를 먹는 인도인들의 알츠하이머병 발병률은 미국인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는 카레 가루에 있는 '테메릭'이란 성분 때문이다. 테메릭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드로이드 베타단백질 결합을 저지한다.

 

레드와인의 경우, 레스베라트롤이 아미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분해 및 촉진하는 작용을 하며,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력 덕분에 알츠하이머병을 사전에 방지한다. 레드 와인과 관련된 학설로는 '프렌치 패러독스'가 유명하다.(육식을 즐겨하는 프랑스인들이 심장병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

 

노화는 활성산소와 이를 방어하는 세포와의 전쟁이다. 시간이 흘러 텔로미어가 짧아진 세포는 점차 면역력이 약해지고, 활성산소에 파괴되면서부터 노화가 진행된다. 노화 과정을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벌거숭이 두더지 쥐'의 대사과정과 생활환경에 있지만 아직까지 가설일 뿐,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건강 수명을 즐기기 위해서는 노화를 최대한 늦추는 방법이 현실적인데, 해당 방법은 '시르투인 유전자'에 달려 있다.

 

장수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보면, 시르투인 유전자와의 전쟁이다. 인간의 몸에는 모두 시르투인 유전자가 있으며, 장수를 하는 사람들은 시르투인 유전자에 불이 켜져 있다. 시르투인 유전자를 활성화하는 음식에는 사포닌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이란 성분과 우엉차와 땅콩껍질, 레드와인이 있다.

 

영화 '해피 홀리데이'에는 죽음을 앞둔 할아버지(빌리 코놀리)가 손녀, 손자들과 짧은 산책을 한다. 할아버지는 인적이 없는 스코트랜드의 넓은 해변에서 10살 된 손녀에게 자동차 운전을 가르친다. 운전에 겁을 내는 손녀딸에게 할아버지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생각을 줄이고, 인생을 즐겨라"

 

예방 의학은 인생의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생각이 반영된 개념이다. 오래 살고자하는 욕구, 잘 먹으려는 욕구, 빨리가려는 욕구 등 욕구가 과잉된 사회는 생각도 깊어진다. 인간의 지나친 욕구는 과도한 생각을 불러온다. 위에서 설명한 음식들은 주변 마트에서 값싸게 구할 수 있고, 운동 역시 당장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알고 있어도 누구나 쉽게 실행에 옮기기 힘들다.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사람은 욕구충족을 위해 죽을 때까지 생각하고, 달려야하기 때문이다. 장수습관은 죽을 때까지 달리는 습관(과잉 욕구)을 멈추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최근 몰두하고 있는 생각이 과도한 욕구로부터 출발하지는 않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즐기는 방향으로의 전환을 시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