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성공 | 처세

흐름에 맞게 나를 지켜내는 인생의 공식 64 [장경.2019]

by 도양강 2019. 10. 25.

주역은 「흐름과 이치」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주역에 의하면, 흐름과 이치에 따라 모든 것이 순리대로 흘러간다. 위기는 흐름에 역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며, 좋고 나쁜 것은 순간일 뿐 결국 이치에 맞게 흘러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운'이라는 단어로 일축할 수 있다. 즉, '운'은 상황과 자신의 역량에 따라 들어오며 나간다. 좋기만 하는 운은 없으며, 반대로 계속 나쁜 운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죽기 전까지 '관계'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황은 주변의 사람에 의해 변한다. 요컨대, 주역은 변화와 그 흐름에 관한 학문이며, 이를 통해 미래를 대처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시한다.  

 

 

 

 


| 풍천소축 : 천천히 가면 반나절, 급히 가면 한나절

다음은 채근담에 소개된 이야기다.

 


한 남자가 급히 다른 마을에 물건을 전달할 일이 있어 수레를 타고 가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건너 마을까지 가는데 얼마나 걸릴지를 물었다. 질문을 받은 행인은 이렇게 답했다. 


"천천히 가면 반나절, 급하게 가면 하루가 걸릴 게요" 

 

남자는 참 희한한 대답도 다 있다고 생각하며 급하게 말을 달렸다. 그리고 3분의 2를 갔을 즈음, 돌부리에 수레가 걸려 넘어지며 시간이 지체되고 나서야 남자는 행인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길에는 돌부리가 많기 때문에 급히 달렸다가는 수레가 부서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었다.


 

성장에 있어, 지름길은 독이 된다. 쉽고 빠른 길만 찾는 사람은 성장하지 못하고 항상 제자리 걸음이다. 쉽고 빨리 만들어지는 명품이 없듯, 위대함은 쉽고 빠른 길 위에 있지 않다. 그러므로 '풍천소축'은 가벼움을 경계하는 의미다. 

 

 

 

 

 

 


| 천지비: 난리통에 작은 것을 버리고 큰것을 취한다

춘추시대 노나라 정경대부의 가신이었던 '양화'는 나라가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실권을 쥐고 널리 인재를 모으고 있었다. 그는 공자 역시 자신의 휘하에 두고 싶어 여러 차례 불렀으나 공자는 양화가 의롭지 못한 사람이라고 여겨 나아가지 않았다. 이에 양화는 꾀를 내어 공자가 집을 비운 사이 삶은 새끼돼지 한 마리를 선물로 놓고 갔다. 공자는 답례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역시 양화가 집을 비운 사이 양화의 집을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나왔다. 그런데 돌아오는 길에 양화와 마주쳐 버렸고, 양화는 온갖 미사여구를 통해 공자를 구워삶았다. 하지만 공자는 훗날 관직을 받겠다고 대충 얼버무려 양화를 보필하는 관직을 거절했다. 

 

이후 노나라 정공 8년, 양화는 삼환 세력에 대패해 제나라로 도망쳤고, 정공은 양화에게 협력하지 않은 점을 높게 평가하며 공자에게 중도재상이라는 벼슬을 내렸다. 그 결과, 공자는 부임한 지 일년 만에 실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해 사공(공조판서)을 거쳐 대사구(형조판서)에 이르러 치안과 사법권력 모두를 움켜쥐며 노나라를 부흥시켰다. 

 

예컨대, 난리가 났을 때 벼슬자리에 앉아 있거나 그 틈에 벼슬을 얻을 경우, 옆방에 호랑이를 곁에 두고 잠을 자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목표가 있다면, 난리통에 소탐대실을 해서는 안 된다. 위기 상황에서 욕심이 앞설 때는 욕심(작은 것)을 버리고 일신을 온전하게 보전하는 것이 상책이다. 때로는 포기해야 얻을 때가 있는데, 특히 얻고자 하는 것이 클수록 작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 화천대유: 빛을 밝히면 그림자도 짙어진다

중국 은나라의 주왕은 달기에 빠져 급기야 술로 연못을 만들고 고기를 매단 숲을 만들었다.(주지육림) 주왕은 색정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았고, 달기와 함께 포락지형이란 형벌을 만들어 사람을 산 채로 불에 태워 죽이는 것을 즐겼다. 결국, 주왕의 폭정을 참지못한 주나라 무왕은 제후들을 이끌고 일시에 군사를 모아 은나라로 진격했다. 이때 주변의 제후들은 자발적으로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주역에서 말하는 「화천대유」는 '사물의 형상이 극에 이른 상태'를 의미하며, 곧 불과같은 성질에 의해 바뀌기 직전을 뜻한다. 요컨대, 좋고 나쁜 일이건 무리를 해서 빛이 강해질수록 그림자 역시 짙어지는 법이다. 그러므로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하며, 반대로 최악의 상황일수록 기회를 찾아야하는 이유다. 

 

 

 

 

 


| 지산격: 마무리를 지을 때의 자세는 낮고 또 낮아야 한다

일본에서 경영의 3대 성인으로 추앙받는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매사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성공비결로 다음 3가지를 꼽았다. 

 

마쓰시타 고노스케

 

첫째 `가난했다`
둘째 `허약했다`
셋째 `배우지 못했다`

 

 

 

고노스케는 어려서부터 가난했기 때문에 온갖 힘든 일을 통해 세상에 필요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선천적으로 허약한 체질 덕분에 꾸준히 운동을 하며 건강을 관리할 수 있었다. 또,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기에 모든 사람을 스승으로 여기며 마지막 날까지 배움의 자세를 견지할 수 있었다.

 

고노스케와 같은 겸손함을 견지하는 일은 상당한 수련을 요구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높은 자리에 오를수록 고개를 숙이기는 커녕 목이 뻣뻣해진다. 그래서 고위 공직자들의 아름답지 못한 마지막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높은 자리에 오르면 누구나 자아도취의 경지에 빠질 수 있다. 정상에서는 숲속과 계곡의 자세한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요컨대, 사람이 가장 위험할 때는 높은 곳에 올라가 있을 때이며, 이때 자기 만족에 빠져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면 훗날 반드시 후회할 선택을 하게 된다. 반면, 일의 마무리 잘하는 사람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처럼 매사 낮은 자세를 유지한다. 그래야만 공평무사하게 일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지산겸'은 항상 '자만'에 주의할 것을 강조한다.

 

 

 

 


| 뇌지예: 미리 가늠할 수 있다면 굳이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주나라 무왕이 강태공에게 싸우기 전에 적의 허실과 승패를 미리 알 수 없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강태공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승패의 징조를 알기 위해서는 먼저 사람을 파악해야 합니다. 징조란 사람의 정신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군자는 적군의 "나아가고 물러나는 모습", "움직이고 멈추는 모습", "말을 주고받는 모습" 속에서 승패의 징조를 미리 알 수 있습니다.  군자들이 흡족해하고, 장수의 명령을 잘 지키고, 활기차게 전공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가 그것이 아닌 동요하며, 유언비어가 나돌고, 서로 의심하여 명령을 잘 지키지 않는지를 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강태공-


 

강태공은 승패를 가늠하기 위해 사람의 정신을 읽었는데, 여기서 강태공이 강조했던 '사람 읽기'는 현대의 리더들이 갖춰야하는 중요한 덕목이다. 가령, 직원들이 일하는 책상을 보면 그 사람 혹은 아랫사람(조직)의 태도와 분위기를 읽을 수 있고, 직원의 자동차 안을 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즉, 자기관리가 뛰어난 사람은 항상 정신상태가 흐트려지지 않도록 매사 주의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어딘가 특이한 부분(무너진)이 분명 존재한다. 따라서 사람을 잘 읽는 리더들은 직원들이 언변을 듣는 것만으로 향후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의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격의 완성을 위해 23살 때부터 열세 가지 지침(절제, 침묵, 질서, 결단, 검약, 근면, 진실, 중용, 청결, 신중, 순결, 겸손)을 정한 뒤, 매일 해당 덕목을 점검하며 자신을 갈고닦았다. 이로써 프랭클린은 아메리칸 원주민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협상 때마다 럼주를 마셨던 필라델피아 원주민들과 달리 프랭클린은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하며 매사 정신상태를 가다듬었기 때문이다. 즉, 사람의 태도는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지표이며, 이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안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