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이 책은 논란이 된 책이다. 2008년 ~ 2011년, 작가는 kabbu라는 필명으로 활동했다.(실제 이름은 성필원, 지금쯤 개명했을 듯) 그 당시 kabbu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카페 매너저는 '스테이크 한 접시 가격으로 지식을 채워라. 그리고 남들보다 앞서가라'는 식의 문구를 앞세워 월 회비를 요구했다. 실제로 메일이 왔었고,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메일링 서비스의 회원수가 많아지면 kabbu는 카페를 팔아넘기는 식으로 수익을 챙겼다. 그는 유명한 철학자들의 눈에 띄는 내용(돈,sex,권력,친구,투자, 등..)을 여기저기서 오려붙인 글을 작성하여 구독료를 받아챙긴 뒤, 어느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본인도 구독자였음) 당시, 회사통장도 아닌 개인통장에 현금으로 계좌이체하는 방식이었기에 사기를 당한 사람들은 눈뜨고 당했다. 자기계발서를 읽는 사람들은 대개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심정인 경우가 많은데, 성필원이라는 사람은 없는 사람들의 희망까지 모조리 긁어갔다. 일종의 지식팔이 다단계 사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리뷰하는 이유는 사람과 지식은 따로 떼어놓고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일단, 『생존』은 절판됐고,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책이다. 또, 『생존』의 책 내용은 크게 나쁠 게 없다.
『내 안의 백만장자』,『생존』,『인간농장』,『갑부의 5분 부자학』 등... kabbu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작가가 출간한 책들은 거의 내용이 비슷하다. 예컨대,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을 소개한 뒤, 무슨 비법이 있는 것처럼 설명한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일반 자기계발서와 별반 다를게 없다. 자세히보면, (여기저기서 내용을 끌어왔기 때문에) 작가만의 구조와 깊이가 없다. 단, 인생에 도움될 내용들은 존재한다.
| 시련은 성장의 거름이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줄 수 있는최대의 선물은 일찍 죽어주는 것이다
-사르트르-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아버지의 지나친 권위와 간섭이 아이의 생각하는 법과 용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권위'의 부당함을 강조하며 위와 같은 말을 남겼다. 『생존』은 책의 마지막까지 위와 같은 식의 충격적 메시지가 계속 등장하는데, 잠시 책에서 인용된 부분을 살펴보자.
코페르니쿠스는 폴란드의 한 상인 집안에서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열 살도 되기 전에 부친이 세상을 떠났고, 신부였던 외삼촌 아래서 자랐다. 데카르트는 14개월이 되었을 때 어머니가 다섯째를 낳다가 사망했다. 아버지는 재혼을 했고, 조부모 집에서 데카르트는 자랐다. 할머니 손에서 자란 데카르트는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자 누나랑 자랐다. 스피노자(네덜란드)는 16세 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로크는 말을 배우는 시기에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하나밖에 없던 형도 일찍 죽었고, 아버지도 폐결핵으로 돌아가셨다. 그는 고아로 자랐다. 라이프니츠는 그의 나이 6세 때 아머지가 세상을 떠났다. 라이프니츠는 사회활동가, 학자, 외교관, 엔지니어 그리고 발명가였다. 도서관 관장도 했던 그는 변호사로 세상에 알려 졌다.
천재였던 쇼펜하우어는 1788년, 프랑스 단치히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정생활은 정말 불운했다. 17세 때, 아버지가 자살했다. 할머니 역시 아버지가 죽기 전 정신이상으로 죽었다. 그는 인간 고통에 대해 연구하면서 염세주의 철학자가 되었다. 20세기 사상계에 큰 영향을 끼친 철하자 러셀은 2세 때 어머니를, 4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고 6세 때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파리의 한 해군장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런데 사르트르가 15개월 째 되었을 때 아버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홀 어머니 손에서 자랐다. 위대한 삶은 수많은 시련을 통해 만들어진다. 시련은 우리의 '원수'가 아니라 '은인'이다.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극복할 수 있는, 다시없는 단련의 기회가 된다.
책에서 나오는 위와같은 예시자료만 읽다보면 시야가 상당히 좁아질 우려가 있다. 위와 같이, 극단의 사례만을 나열하다보면 밑도 끝도 없다. 철학자라는 직업 자체가 유독 불우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생존』에서는 시종일관 특수한 사례들만 뽑아서 일반화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어쨌든 '시련'이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이 핵심이며,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헨델] 바로크 음악의 거장인 헨델은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손발 저림 현상이 찾아왔을 때, 절망감과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책상 앞에 앉아 그의 이름을 빛나게 해 준 불후의 명곡들을 작곡했다.
[모차르트] 막대한 빚을 진 채 병마와 싸우면서 '레퀴엠'의 마지막 곡과 오페라를 작곡했다.
[슈베르트] 가난에 허덕이며 32년 동안의 짧지만 빛나는 생애를 마감했다. 남은 재산이라고는 입고 있던 옷과 은화 63폴로린, 자신이 작곡한 곡의 악보가 전부였다.
[도스토옙스키] 그의 생애는 숱한 질곡, 지병인 페병과 간질로 맑은 날보다 흐린 날이 많았다. 아버지가 의사로 일하던 러시아의 빈민 구제원에서 태어났고(1821년), 15세가 되던 해 어머니가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반정부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 시베리아 감옥에서의 수형생활은 '나이 오십에 수천 년의 고통을 몸소 체험했다'고 말할 정도로 비참했다. 그의 첫 번재 아내 마리아도 폐질환으로 죽었다. 도스토옙스키 역시 폐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사마천] '사기'의 저자이며, 48세에 궁형을 당한 후 50세부터 저술에 몰두했다.
[단테] 사형을 선고받고 20년동안 국외로 추방되어 떠돌이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손자병법,손빈(손자)] 다리가 잘리는 형벌을 받고 나서 '손자병법'을 완성하였다.
[로버트 스티븐슨]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작가이다. 폐병으로 변호사를 그만두고 요양하며 창작에 전념해서 불후의 명작을 완성했다.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의 작가이며, '레미제라블'은 그가 국외로 추방된 후 보낸 19년 동안의 망명생활을 통해 탄생한 작품이다.
[굴원] 초나라에서 추방되자 '이소경'을 지었다.
[여불위] 촉나라로 귀양을 갔으며, 그 덕분에 '여람'을 남길 수 있었다.
[베토벤] 인생의 가장 비참한 시기였던 청력을 잃었을 때, 가장 위대한 작품을 만들었다.
[실러] 15년 동안 병치레를 하며 자신의 대표작을 완성했다.
[존 밀턴] 두 눈을 모두 실명하고 가난과 병마에 둘러싸였을 때 자신의 대표작, "실낙원"을 남겼다. 영국의 시인으로 불렸고, 실명한 뒤에도 쉬지 않고 계속 작품활동에 전진했다. 그가 남긴 모든 대작은 가장 괴로웠던 시기, 나이 들어 건강을 잃고, 가난에 허덕이며, 중상모략과 비난을 받고, 실명까지 했던 시기에 탄생한다.
철학자에서 작가에 이르기까지 시련이 작품을 만든 경우가 상당히 많다. 결론적으로 생각하기에 따라 역경과 재난은 행복의 다른 모습인 셈이다. 시련과 고통의 시기를 잘 활용하는 자는 종국에 가서 커다란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와 함께 어둠을 두려워하는 본인의 태도에 달려있다. 사람은 깨달을 수 있는 경험, 즉 '체험'을 통해 고민하고 강해지는 법을 배우는 법인데, 세상은 우리에게 시련을 주는 동시에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지혜도 선물한다. 그래서 역사 속의 많은 위인들은 시련을 겪으며 결국 자신들의 위업을 달성할 수 있었다. 결국, 위대한 창작품들의 비밀은 시련과 곤경에 있으며, 그 부산물이 바로 작품인 셈이다. 그러므로 슬픔과 고통은 자신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험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불행을 통해 더욱 많은 덕을 쌓아 지혜를 키우는 자는 끝내 승리하는 반면, 세상탓 남탓을 하며 자포자기하는 부류는 끝내 터무니없는 행동으로 재앙을 맞이한다.
그리고 시련과 불행을 대하는 자세는 결코 어렵지 않다. 목표가 뚜렷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재능이 아닌 확고한 목표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목표가 확실한 자는 인내할 수 있고, 또 마음을 단련하여 승리와 영광을 향해 꾸준히 전진한다면 곧 불행은 사라진다. 그래서 시련을 극복하는 일은 단지 재능과 (좋은)성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승리의 왕관에 어울리는 행동은 시련을 받아들이는 성숙되고 덕스러운 행동이 기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련을 받아들이기보다 과거의 영광에 화석처럼 살아가다 결국 멸망의 지름길에서 허우적댄다.
요컨대, 배부른 돼지는 결코 소크라테스가 될 수 없다. 실패는 우리 사회 그리고 우리 존재에 가장 절실히 필요한 요소임에도 터무니없이 잘못 평가되고 있다.
"인격은 시련에 의해 단련되고 고통을 통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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