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와인 한잔, 야심한 밤 불꺼진 야경, 커피 한잔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재즈만큼 어울리는 음악이 없다는 사실을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깨달았다. 카페나 영화bgm으로 귀에는 익숙하지만 정작 연주자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음악이 재즈였다.
'측정할 수 없다면 알 수 없다'
재즈에는 측정할 만한 미국 흑인문화와 역사가 숨어 있다. 불현듯 재즈를 이해하고 싶었다.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헤아릴 수 없다면 재즈를 영원히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목이 타서 벌컥벌컥 들이마시면 와인도 그냥 알코올이다. 와인맛을 음미하려면 한 모금씩 머금어야 포도품종에 따른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온몸으로 느끼는 오감재즈'는, 닥치는대로 들었던 재즈를 음미할 수 있게 도와준다.
뉴올리언스, 보사노바, 스윙, 비밥 등 재즈용어에 깃든 역사를 단 3~4시간 만에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음악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단 듣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온몸으로 느끼는 오감 재즈'를 읽고나서부터 음악감상에 대한 기존의 틀이 사라졌다.
음악도 그림처럼 확실히 알고 듣는다면, 그냥 감상하는 것보다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연주자의 삶은 그의 음악에 그대로 녹아있었다. 특히, 재즈는 다른 장르보다 연주자의 삶이 많이 느껴지는 장르가 아닐까한다.
1 『뉴올리언스 재즈』
재즈의 시작은 뉴올리언스였다. 뉴올리언스는 1900년 무렵 다양한 인종들이 살고 있었다. 루이지애나 주는 미국에 편입되기 전 스페인과 프랑스의 식민지였고, 영국, 이탈리아, 독일 이민자들의 음악들이 섞여 있었다. 뉴올리언스는 루이지애나 주에 있는 항구도시였다. 항구도시는 항상 여러가지 문화가 혼재된 곳이었고, 자유롭고 활발한 분위기가 있다.
뉴올리언스 재즈의 거장은 너무나 유명한 루이 암스트롱이다. 루이 암스트롱은 재즈의 교과서라 불린다. 그는 당시 많이 사용했던 코넷을 버리고 트럼펫을 연주했으며, 재즈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스윙 리듬, 즉흥연주, 스캣을 정착시켰다. 루이 암스트롱은 행진곡 스타일의 전통적 재즈 스타일을 버리고 2, 4비트에 강을 주는 스윙 리듬을 개발했다. 그는 코드와 기보법을 재즈에 도입했고, 교회음악과 아프리카 리듬(즉흥)을 섞어 재즈의 교과서를 만든다.
루이 암스트롱의 놀라운 점은 '열정'에 있다. 지금도 광고나 영화 배경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루이 암스트롱의 대표적 명곡, '왓 어 원더풀 월드'가 그의 나이 67세 때 발표되었다. 루이 암스트롱은 생의 마지막까지 재즈와 함께했다. 1971년, 공연 도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게 그의 마지막 음악무대였다.
1970년, 루이 암스트롱이 마지막 공연에서 불렀던'왓어 원더풀 월드'를 감상해보자. 그의 표정에서는 생의 마지막을 무대와 함께 가겠다는 예술가의 감성이 느껴진다.
1929년, 미국 대공황이 불어닥치면서 재즈 뮤지션들은 일거리를 찾아 대거 이동했다. 뉴올리언스를 떠난 재즈뮤지션이 가장 많이 정착했던 곳은 시카고였다. 시카고로 자리를 옮긴 재즈 뮤지션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경쟁을 펼쳐야했고, 자연스럽게 집단 즉흥연주가 퇴색하고 솔로 즉흥연주가 등장한다. 이때 스윙재즈가 등장하는데 스윙의 기틀은 루이 암스트롱의 뉴올리언스 재즈와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 연주를 위하여 작곡을 하는 기법) 개념이 합쳐진 '빅밴드' 형태의 재즈다.2 시카고 재즈(스윙 재즈)
스윙재즈의 대표적인 연주자는 '콜먼 호킨스' , '레스터 영'이 있다. 콜먼 호킨스는 굵직한 트럼펫이 아닌 부드럽고 무게감이 있는 섹소폰 시대를 열었다. 시카고 느낌(부드러운 선율)의 스윙재즈를 느끼려면 콜먼 호킨스의 'Smoke Gets in your eyes'를 들어보자.
콜먼 호킨스는 당시 흑인 재즈 뮤지션과 달리 대학에서 화성악을 체계적으로 공부했다. 그는 탄탄한 음악적 지식을 기반으로 멜로디만 연주하지 않고, 코드를 활용한 아르페지오나 셋잇단음표 구사 등의 테크닉을 도입했다. 'Smoke Gets in your eyes'의 도입부분이 루이 암스트롱과 다른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예술가 Style, 레스터 영``
레스터 영은 콜먼 호킨스의 체계적인 방식보다 예술가적 스타일을 구사했다. 레스터 영은 콜먼 호킨스의 스윙재즈 방식을 거부했고, 이 둘의 차이는 남성과 여성의 느낌처럼 선율과 섬세함에서 차이를 보인다. 주관적으로 레스터 영의 느낌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은 These Follish Things라 생각한다. 끊어질 듯 약하고 강하게 연결되는 섹소폰의 연주가 그의 섬세한 음악적 감성을 그대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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