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경제일반

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 || 합리적 추론의 8가지 방법

by 도양강 2019. 7. 8.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는 분야를 막론하고 넘쳐나고 있다. 이에 따라, 역설적으로 데이터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모으는 능력은 더이상 능력이 아니다.(보고서 정리 & 작성) 가령, 부품만 모아서는 자동차를 만들 수 없듯, 조립능력이 중요하다. 즉, 방법에 따라 똑같은 펙트라 하더라도 예측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아래 8가지 방법은 수집한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보여준다. 비판적 사고를 통해 펙트를 모았다면, 남은 일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조립을 해야한다. 그리고 정제한 사실들과 학습한 지식을 통해 기존 생각을 논리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된 방법은(확장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 생각의 기술) 「이중 표상, 다차원적 이미지화, 상상, 추상, 유추, 구상, 구성, 가추, 콘셉트 사고」가 있다.

 

 

 


| 합리적 추론의 8가지 방법

이중 표상                    
"하나의 사물에서 동시에 두 개 이상의 다른 어떤 것을 떠올리는 방법" 

실제로 존재하는 사물이나 상징을 결합해서 다양한 의미를 만들어내는 식의 추상화 방법을 '이중 표상'이라 하며,
논리학에서는 이를 '상징 추론'능력이라 한다. 인간은 '상징 추론 능력'과 '형상화 능력'을 토대로 그 위에 상상, 추상, 유추, 구상, 가추, 확산, 수렴, 콘셉트 사고 등을 시도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사실을 추출하거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물을 만들어낸다. 


인간이 예술적 세계를 창조하고, 세상을 수학적 추론 대상의 경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이유는 이중 표상에 있다.

다차원적
이미지화

 "상상으로 모의실험을 하는 방법"

상상으로 시나리오를 추론하는 능력을 '시각적 사고력'이라고 한다. 다차원적 형상화는 2차원인 평면에서 공간과 시간의 영역인 3차원, 4차원의 세계로 생각하는 사고 기술이다. 이를 응용한다면, 미래에 발생할 사건들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상상
"생각으로 새로운 연결을 하는 방법"

상상은 공상과 다르다. 상상은 새로운 연결을 하는 것이다. 상상력은 창의력과 달리 반드시 문제해결과 실행을 할 필요는 없으며, 예술적 수준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상상 사고를 잘 하려면 반드시 '연결 연상'이나 '융합 연상'의 훈련이 필요하다.
 
연결 연상은 논리적 연결 연상과 비논리적 연결 연상의 두 가지가 있으며, 논리적 연결 연상은 의식적 상태에서 작동하고, 비논리적 연결 연상은 무의식적 상태에서 작동한다. 그리고 융합 연상에는 "퓨전"과 "통섭"의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같은 장르 안에서 일어나는 융합은 '퓨전'이며, 인문학과 경영학 또는 인문학과 기술이 만나는 것처럼 서로 다른 장르가 합쳐져서 새로운 차원의 창조가 이뤄지는 것은 '통섭'이다. 

융합 연상 중에서도 최고의 융합은 '데페이즈망'이다. '데페이즈망'이란, 아무런 관계가 없는 두 개 이상의 것을 '상식에 맞지 않게 순서를 뒤집거나 어울리지 않게 버무려져 있는 상태로 만드는 예술적 사고기법이다. 데페이즈망은 예술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융합 연상이다. 데페이즈망을 통해 제작된 작품들은 사람들에게 강한 충격과 놀라움을 준다. 아무도 붙이지 못했던 대상들을 교배하다보면 예상을 뛰어넘는 강렬함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추상
"복잡한 것을 단순한 몇 가지 요소로 줄여, 놀라운 본질'이 드러나도록 특징을 뽑아내는 방법"


'추상'은 공통점을 추려 본질적인 특징을 재빨리 뽑아내는 방법이다. 가령, 빨간 넥타이로부터 빨강 혹은 형상만을 추출하는 식이며, 피카소가 형태의 선만으로 사물의 본질을 드러냈듯, 추상을 사용하면 100을 1로써 표현할 수 있다. 

추상화를 잘하려면 특정 물건을 다양한 방법으로 단순화하는 훈련을 자주해야 한다. 물건의 특정한 모습, 촉감, 냄새, 소리, 동작 등을 줄여서 단순한 하나의 개념으로 추출해보자.
이때 관찰하고 생각한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것들을 모두 버려야 한다. 또, 단순히 보기만 해서는 안 되며, 생각을 해야 한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봐야 한다. 어떻게 하든지간에 본질에 가까운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추상의 핵심이다. 

그리고 어떤 사물이나 사건도 다양한 특징으로 설명될 수 있기에 추상 훈련을 지속하다 보면 복잡한 겉면에 숨어있는 중요한 특성을 끄집어낼 수 있다. 그래서 추상을 통해 드러난 결론은 새롭고 다의적이며, 새로운 관점이 담겨있다. 가령, 수학, 과학의 이론들은 놀랄 만큼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추상이다.

유추
"기능적 유사성, 내적 관련성, 패턴적 유사성을 인식'하는 방법"  


유추는 연역법이나 귀납법과 같은 논리가 가능하게 만드는 논리력을 제공해주며, 한 분야에서 습득한 지식을 다른 분야에 적용하는 것을 논리적으로 가능케 한다. 이 때문에 유추에 대한 훈련은 논리력과 융복합력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유추는 미래학 분야에서 아주 중요하다. 과거나 현재에 이미 존재하는 기존의 패턴에서 미래의 새로운 패턴을 발견하려면 유추가 반드시 필요하다. 단, 유추과정에서 주의해야할 사항으로는 '닮음'이 있다. 유추는 닮음과 다르다. 닮음은 단순하게 색이나 형태의 유사점이지만 유추는 추상적으로 연결된 기능 간의 내적인 관계다.
 
한편, 상상, 추상, 유추 사고 기술을 섞어서 사용한다면 '치환적 사고'가 가능하다. 요컨대, 치환적 사고는 시를 창작할 때 유용하고 설득력 있는 미래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유용하다. 그러므로 치환적 사고력을 생활 속으로 연장하게 되면, 여러 가지 발명품을 창작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의자에 앉으면 몸무게가 나타나는 체중계 의자와 같은 경우다. '체중계 의자'는 의자가 앉는 기구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체중계는 단순히 몸무게를 재는 기구라는 고정관념 역시 무너뜨린다. 이와 같이 고정관념이 깨지면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며, 유추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강력한 방법이다. 

구성과 구상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착상하는 사고"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려면 '실마리 아이디어'를 떠올려야 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입 단계(실마리)를 밟아야 하며, 이 단계에서 상상 사고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아무리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떠올린다 하더라도, 이를 구체적으로 발전시키는 능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디어만 좋은 사람이 상상적 사고력만 뛰어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구상적 사고력은 우수하지만 구성적 사고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구성적 사고력은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수립하는 생각 능력이다. 만일, 구상적 사고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실마리 아이디어들을 떠올렸다면, 이를 좀더 발전시켜 아이디어들을 잘 배치해야한다. 즉, 문제해결에 필요한 실제적이고 전체적인 구조를 작성해야 하며, 이와같이 배치와 설계를 하는 능력을 구성적 사고능력이라 한다. 

구상 사고에서는 상상 사고가 아주 중요한 뒷받침을 했다면, 구성 사고에서는 논리적 사고나 시스템 사고 기술이 아주 중요하다. 또, 이러한 사고능력은 추상력의 최고단계, '가추 사고' 능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가추
"관찰결과를 토대로 만든 가설(법칙)로써 결과를 예측하는 방법"

결론적으로 가추법은 논리적이지 않다. 완벽할 수 없지만 일종의 '직감'과 같은 성격을 갖는다. 가추법을 생각하기에 앞서 연역법과 귀납법을 살펴보자. 연역법은 전제로부터 결론이 필연적으로 나오는 논증적 사고 기법이다. 귀납법은 이미 드러난 원리에 의해서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상을 지배하는 기본 법칙(경험), 보편적 원리, 혹은 직
접 원인을 밝혀내는 데 사용되는 논증적 사고 기법이다. 이 두 사고는 '참'을 이끌어내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사고
기법이다.

 
반면, 가추법은 연역법이나 귀납법과 달리 개연성을 집어넣어 '참'의 영역으로 사고를 애써 확장하게끔 만드는 특이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가추법은 미래연구에서 중요하게 사용된다. 새로운 지식이란 연역이나 귀납이 아닌 추측과 가정에 의해 얻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리한 추측, 풍부한 가설, 잠정적 결론을 향한 용감한 도약. 이와 같은 것들이 바로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들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다. 가령, 연역 사고, 귀납 사고, 가추 사고를 비교하자면 아래와 같다.
 

[연역법]
- 법칙 : 이 주머니(B)에서 나온 콩들은 모두 하얗다(C) 
- 사례 : 이 콩(A)들은 모두 이 주머니(B)에서 나왔다. 
- 결과 : 이 콩(A)들은 하얗다.(C)  (A -> C)
 
[귀납법]
- 법칙 : 이 콩(A)들은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B)   
- 사례 : 이 콩(A)들은 하얗다.(C)   
- 결과 : 이 주머니에서 나온 콩(A)들은 모두 하얗다.(C) [ A -> C]
 
[가추 사고]
- 법칙 : 특정 주머니(B)에서 나온 콩들은 모두 하얗다.(C) 
- 사례 : 이 콩(A)들은 하얗다.(C) [A->C] 
- 결과 : 이 콩(A)들은 이 주머니(B)에서 나왔다. [A->B]
 

가추법을 구사하려면 먼저 귀납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귀납법은 무수히 많은 특정 경험과 사례를 통해 일반적인 법칙에 도달하므로 특정 사례를 위반하는 현상이 발견되면 귀납법은 실패한다. 문제는
현실이다. 현실에서는 각종 경험치가 99.9% 일치하기 전에 사건이 발생하며, 100개의 현상을 관찰하고 난 뒤에 하나의 사건을 준비하기에는 그럴 시간이 없다. 실전은 이론과 달리 항상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고, 귀납법을 통해 법칙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시간과 사람은 거의 없다. 이때 필요한 사고력이 바로 '가추법'이다.

위의 예시에서 콩들이 하얗다는 것만으로는 그 콩들이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가추법에서는 "콩들이 하얗기 때문에 이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개연적으로 참'인 확장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와 같이 가추법은 "100퍼센트 참인 법칙"을 결코 만들 수 없다. 단지, 가설로부터 출발했으며, 맞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새로운 가정'을 만들거나 '새롭게 추측할 수 있는 방법' 혹은 '생각을 확장할 수 있는 주장'을 만들 뿐이다. 그리고 해당 법칙(가설)을 토대로 연역법을 사용하여 가설에 해당되는 현상을 찾아서 결론을 내리는 방법이다.  


현대 논리학에서는 가추법을 타당한 형식 논리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가추법은 추리를 통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해낸다거나 미래를 통찰해내는 특성이 있어, 셜록 홈스 같은 탐정이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과학자들이 활발하게 사용했다. 하지만 가추사고로 얻은 결론은 반드시 참이 아니라 "참일 개연성이 높은 참"이다. 이 때문에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가추에 대한 검증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한편, 가추법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추리해내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가추 사고를 잘하게 되면 덩달아서 가설 사고 능력도 뛰어나게 된다. 가설은 그리스어로 '밑에 놓다'라는 의미인데, 가설은 어떤 사실을 설명하거나 어떤 이론 체계를 연역하기 위해 '만일 ~라면, ~이다'라는 식으로 '임으로 설정한 가정'이다. 단, 아무리 임의적 설정이라고 하더라도 몽상이나 환상처럼 허무맹랑해서는 안 된다. 가추적 사고력을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진리나 개념으로부터 새로운 개념과 명제를 만들어내는 것에서 시작해야만 수준 높고 생산적인 가설 사고를 할 수 있다. 가추적 사고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수준 낮은 가설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쓸데없는 음모론을 양상하여 우리의 소중한 시간만 낭비하게 만들 수 있다.
 

컨셉 사고력
"콘셉트 사고는 떠오르는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사고 기법" 

가설 사고가 잘 훈련되면, 콘셉트 사고를 잘할 수 있다. 가령,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동물원의 동물들이 수동적으로 존재하는 곳이 아닌 '능력전시'를 하는 전시회라는 컨셉을 가설에 접목했다. 월마트는 '대형 할인 소매업체'이지만 월마트의 컨셉은 '매일 최저가격'이다. 이와 같이, 컨셉 사고는 단순히 개념의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독특하고 개성 있는 가치를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생각의 기술이다. 


좋은 컨셉은 '새로운 가치'를 포함한다. 그러므로 소비자를 유혹하는 것은 절대로 개념이나 상품이 아니다. 소비자는 컨셉에 유혹을 받는 것이며, 이로써 마케터는 고객이 흥분할 만한 새로운 가치가 무엇일지를 늘 고민해야 한다.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는 ~일 것이다라는 해답 가설을 잘 세우는 일이 컨셉 사고에서 가장 중요하다.
 

『컨셉 사고의 7가지 단계』

1] 문제의식이나 새로운 목적의식을 품는다.

2] 논리적 사고의 기술을 통해 특정 영역의 본질을 탐구한다.

3] 이 영역의 현재와 미래 변화 흐름을 예측한다.

4] 현재와 미래 속에 숨겨져 있는 문제, 욕구, 결핍에 둘러싸인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가설 사고를 통해) 찾는다.

5] 그것의 특성을 말이나 이미지로 매력적이게 응축, 응집, 승화하여 표현한다.

6] 이런 새로운 가치가 설정되면, 지금까지 훈련한 다양한 사고의 기술을 통해 '확산과 수렴을 반복하면서' 이 컨셉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아이디어를 꺼낸다. 

다양한 사고 기술을 활용하여 선택한 컨셉이 있다면, 이를 다양한 아이디어에 접목해 컨셉을 현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또, 도출된 수많은 아이디어와 대안 중, 문제에 가장 적절한 답이라 생각되는 대상을 점차적으로 축소해간다. 여기서 '수렴'하는 것이 단지 대상을 줄여가는 것이 아니라 '조합'을 통해 핵심으로 근접해가는 과정이다. 실제 아인슈타인은 이와 같은 사고를 '조합놀이'라고 불렀는데 E=mc2이라는 개념은 에너지, 질량, 빛이라는 각각의 기존 개념을 하나의 아이디어로 조합하여 수렴한 결과다.
 
7]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새로운 시장과 연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