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경제일반

미래학자의 통찰의 기술[3] || 흐름을 알아내는 방법

by 도양강 2019. 6. 5.

 

추세와 흐름은 결국 펙트에서 나온다.

 

 질문 → 관찰 → 수집 → 추출 → 정제 → 분류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위의 5가지 단계가 필요하며, 가장 중요한 부분은 '관찰'이다. 통찰과 미래예측은 반드시 사실에 기초해야 하는데, 우리가 접하는 대다수 정보들은 이미 무수히 많은 주장과 사실로 얼룩져 있다. 만일, 이렇게 주장으로 얼룩진 정보가 음식이라면 절대 먹지 않을 것이다.

 

통찰력은 거창한 어떤 것이 아니다. 단지, 펙트에서 시작할 뿐이다. 그러므로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앞서 정보 필터링이 반드시 필요하다. 

 

 

 


| 펙트가 전부다

펙트수집과 관련한 여러 기법들이 존재하지만 역시 핵심은 펙트 그 자체다. 펙트가 축적되고 분류되면 스스로 구조와 흐름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음식으로 말하자면 '펙트'는 '식재료'다. 요컨대 재료가 신선하다면 라면만 끓여도 맛있다. 가령, 1000마력대 스포츠카라 하더라도 운전자가 색맹이라면 차 성능과 관계없이 제대로 움직일 수 없다. 즉,1차적으로 받아들이는 정보가 오염(신호등 색깔 구분 불가능)되면 스펙이나 기법은 의미가 없다. 펙트가 오염되면 온갖 수단을 사용한들 잘못된 흐름을 도출한다. 흐름에서 펙트체크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이유다.

 

그런데 펙트체크를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잘 읽어야 한다.

 


[많이 읽기]
 - 읽는 분량을 늘인다
 - 읽는 관점을 확대한다

[잘 읽기]
- 사실에만 집중한다
- 목적을 생각하며 읽는다
- 규칙적으로 읽는다


 

'읽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사실에 집중하고, 사실을 축적하는 일"이다. "많이 읽는다는 것"은 사실상 「관심 질문」과 「사실 관찰」의 총량을 늘리는 행위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행위만으로도 최소한의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책에서는 '많이 읽고 보는 것'과 과 관련한 맥도널드의 통찰력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맥도널드 형제는 사람들이 언제 행복하며, 어떤 상황에서 주저없이 돈을 쓸까?에 관한 질문을 통해 햄버거 가게의 표준 시스템을 만들었다. 맥도널드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무언가를 먹을 때 입을 한껏 벌리고 입안 가득히 포만감을 느낄 때"라는 것을 발견했다. [관찰 | 발견]   그리고 일반인이 입을 벌릴 때 크기는 평균적으로 대략 50밀리미터라는 펙트를 알아낸다.

 

맥도널드 형제는 '질문 - 발견(관찰) - 펙트'를 토대로 두께 17밀리미터인 위아래 두 개의 햄버거 빵 사이에 10밀리미터 고기 패티를 넣어 총 44밀리미터의 햄버거를 출시했다.

 

그리고 맥도널드의 계산대 높이는 72센티미터인데, 이 높이는 서양인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쉽게 지갑을 꺼낼 수 있는 높이다. 또, 햄버거나 감자칩을 주문하면 곧바로 "감사합니다"라는 멘트를 통해 3초 이내에 "콜라도 드시겠습니까?"라고 권유를 했다. 그 이유는 "감사합니다"라는 칭찬이 주는 기분좋은 최면효과는 평균적으로 3초 가량 지속되기 때문에 대략 5초가 지나면 콜라를 주문하는 확률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부분을 관찰했기 때문이다. 


 

위의 사례와 별개로 맥도널드는 '질문 - 발견 - 펙트'매커니즘을 통해 직장인용 밀크쉐이크도 대박쳤다. 출퇴근 시간, 차안에서 먹을 만한 음료를 찾던 직장인들의 행동을 맥도널드는 그냥 넘기지 않았다. 이 역시 '관찰-펙트발견'에 따라 출퇴근 직장인용 밀크쉐이크를 출시했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프랜차이즈로 평가받는 맥도널드의 시스템의 핵심은 '질문'과 '관찰'이었다.

 

왜?

 

'왜?'라는 질문은 (통찰력에 있어)마법의 단어다. 어떤 사안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 뇌는 이를 중요하게 인식하여 평소 관심없던 사실들을 중요하게 여기며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성공한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질문-관찰-인내' 과정을 통해 등장했다.

 

 

 

 

 


| 신문읽기

신문읽기는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관찰방법이면서 동시에 강력한 방법이다. 그런데 신문을 아무리 오랫동안 봤음에도 별 감흥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단순히 신문을 오랫동안 읽는 것과 '많이 잘 읽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신문을 오랫동안 보더라도 통찰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는 사실에 입각해 읽지 않고 '본인에게 중요한 것' 위주로 읽었기 때문이다.

 

신문은 다음과 같이 읽어야 잘 읽는다고 할 수 있다.

 


1] 질문의 답과 관련된 신문기사를 선택하고, 사실에만 밑줄을 친다
2] 밑줄친 사실만 추출하고, 미래 전망에 관한 사실 의견은 따로 보관한다


 

사실에는 정성적 사실과 정량적 사실 두 가지가 있다. 정성적 사실은 '사건시각' , '회담 발표' , '환율' , ' 등과 같이 다른 의견이 덧붙여지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일어난 일이다. 이와 같은 정성적 사실은 거짓말이 섞여있지 않다. 반면, 정량적 사실은 특정 사건에 대한 수적인 정보를 의미한다. GDP, 지니계수, 정당지지율, 국가신용도 등과 같은 사실은 정량적 사실이다. 문제는 숫자라고 해서 무조건 사실이 아닐 수 있으며, 그러므로 특정 견해가 반영된 숫자는 피해야 한다.

그리고 전문가의 견해는 따로 모아서 정리할 때, 한 명의 전문가가 아닌 여러 명의 전문가가 주장하는 내용을 정리해서 살펴보면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통찰하는 방향을 알아낼 수 있다. 주제를 정한 후, 이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두 모으다보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 또, 사실과 견해를 분리했다면, 사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면밀히 추적한다. 여기서 처음에는 사실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에 따라 본질이 변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지만 다른 사실과 연결되며 규모가 커질 수는 있다. 그러므로 '사실' 중에서도 '중요한 사실'로 성장하는 '사실'이 있는가하면 영향력이나 중요도가 작아지는 '사실'이 존재한다. 따라서 사실은 그냥 모아두기만 해서는 안 되며, 일정한 원칙에 따라 '정리'를 해둬야 한다.

 

정리된 사실만이 힘을 발휘한다.

 

 


[1단계]
작가의 기자의 개인적 견해는 제거하고 사실과 의미있는 숫자만을 수집한다. 사실은 이성적 사실과 감성적 사실로 분류한다. 주관적이라도 '~가 실망했다'는 특정한 감정을 갖고 있는 사실이다. 세상은 이성적 사실과 주관적 사실이 엮여 있다.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이를 균형 있게 관찰하고 추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성적 사실은 견해와 구별되는데 가령 부장님이 크게 화나셨다는 감성적 사실이고 그래서 나는 이제 망했다는 개인적 견해다.

 

[2단계]
사실을 추출하여 정리할 때 '개인적 견해를 넣지 않는 범위에서'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 단어 혹은 축약어 등으로 조금씩 바꾸면 효과적이다. 전문용어가 있으면, 그 다음 작업을 위해 혹은 비전문가를 위해서 일상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한다.

 

[3단계]
사실만으로 정리된 정보에 어울리는 꼬리표 키워드나 혹은 간단한 제목을 설정한다

 

[4단계]
비슷한 주제와 관련된 사실들을 한곳에 모아놓든지 혹은 대충이나마 시스템적으로 서로 결합해놓는다. 사실 조각들을 이리저리 맞추어 결합해놓으면 다음단계(축적,분석)에서 사실들의 연계성을 찾고, 숨겨진 패턴을 찾고, 시스템적으로 단단히 결합해서 완전히 새로운 정보, 큰 그림의 정보를 만드는 작업이 수월해진다.

 

[5단계]
각 주제에 따라 분류하여 모아놓은 사실들을 그 안에서 다시 블록처럼 재조합하여 여러 개의 이야기 모듈(짤막하게 정리한 단편 이야기)로 만들어놓으면 더욱 좋다.


 

위의 과정에 통해 시간에 따라 펙트를 모아놓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미래 흐름이 나타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펙트"이며, 그 다음은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