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경제일반

Ⅰ「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

by 도양강 2019. 10. 30.

| 마케팅 「의사결정의 예술」

"예술적인 의사결정"과 같은 표현은 흔히 경영에서 많이 사용된다. 경제관련 책을 뒤적이다보면 '예술'이란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의사결정이 "예술"수준이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 수준이 되어야 할까?  

 

우선, "예술적인 의사결정"은 「포기」를 포함한다. 모든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애당초 '예술'이라는 말이 붙을 여지가 없다.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경제 분야에서 '선택'은 반드시 리스크를 수반하며, 이때 포기를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단, '포기'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

 

한편, 다시 "예술"을 생각해보자. 예술은 기술에 비해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이다. 가령, 예술작품은 '나'를 기준으로 탄생하지만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는 '타인'을 기준으로 한다. 즉, 예술적 기준에서 무언가를 포기하는 것과 기술적 기준에 근거하여 어떠한 선택을 내리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의사결정의 예술 VS 의사결정의 기술

 

한번 생각해보자. 지속가능한 경영을 유지하려면, 예술(나 중심)을 중심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까? 혹은 고객을 중심으로 선택해야 할까? 아마도 대부분 '고객중심'이라고 답할 것이지만 잠시 상식에서 벗어나 '예술(나 중심)'의 관점에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가정해보자.

 

예술적 관점에서 '고객지향'은 '고객편향'이 아니다. 흔히 무조건 '고객'을 앞세워야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마케터가 이 부분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고객지향은 의사결정의 기준이 '나의 내면'에 존재할 때 성립하는 개념이다. 이때 의사결정은 무언가를 포기하는 과정이며, 또 이를 위해서는 '자신만의 기준'이 명확하고 출발점이 확실해야만 올바른 지향점을 잡을 수 있다. 만일 의사결정의 기준이 단지 외부적 환경과 고객에게 달려있다면, 이것은 고객지향이 아니라 고객편향이 된다. 요컨대, 이와 같은 편향은 방법에만 집중케 하며, 맹목적 목표를 추구하게 한다. 그 결과 유행과 트랜드에 맞춘 계획이 탄생하게 되고, 결국 경쟁사와 비슷한 상품이 개발된다.(획일화) 즉, 기업이 유행 사이클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만일, 경영자가 '편향'을 지향이라 착각한 나머지 경영과 마케팅 의사결정 기준을 외부의 관점에 따라 수시로 이리저리 바꿔 적용하게 되면, 해당 기업은 중심을 잃고 결국 위기에 쓰러진다. 그러므로 진정한 마케터(경영자)라면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의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진정한 의사결정은 자신만의 확고한 기준과 철학이 근간이며, 데이터는 언제까지나 보완적 자료일 뿐이다. 

 

다시 말해,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고객지향'은 고객을 쫓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것이다. 이로써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기업의 철학을 지향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마케팅이다. 마케팅은 내가 옳다고 믿는 생각과 철학이 담긴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고 공유하는 활동이 되어야 하며, 포기를 결정짓는 기준을 타인의 생각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것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 경영은 포기의 예술

모든 결정은 "트레이드 오프"(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다.

 

경영의 의사결정이 '기술'이 아닌 '예술'인 이유는 무언가를 포기해야하기 때문이다. 만일, 전혀 포기하지 않는 결정이 있다면, 그 결정은 '차별화'가 없는 결정이며, 차별화가 없다면 해당 기업은 그저그런 기업이 된다. 그래서 기업경영은 예술의 영역이다. '기술'과 같은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비슷한 수준에 도달하는 반면, '예술'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가치를 더해가기 때문이다. 가령,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앙드레 부르통', '백남준', 등.. 시대를 규정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은 잊혀진 다른 예술작품에 비해 뚜렷한 차이가 있다. 그들은 작품에 모든 것을 넣기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기준에 부합하는 내용만을 넣었기 때문이다. 만일, 피카소가 '인상파', '입체파', '야수파'에 해당하는 모든 기법을 한 그림에 담으려 했다면, 아마도 평범한 화가로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피카소는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들은 과감하게 제거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예술적인 결정이며, 경영의 의사결정이 예술인 이유다. 오래 살아남은 기업들은 상품에 모든 것을 담지 않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의사결정에는 반드시 트레이드 오프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서는 뚜렷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은 시대표준을 지향하는 기술이 아닌 예술이 되어야 한다. 이른바 '포기의 예술'이다.

 

 

 

 

 

 

 

 


| 마케팅의 본질

마케팅은 꼼수가 아니다. 그로스해킹과 같은 스킬적인 부분은 더욱 마케팅의 본질이 아니다. 성공한 기업들은 본질에 집중했으며, 성공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의 서비스·상품이 고객들과 가치 있는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일, 최신 트랜드에 맞춰 온갖 마케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잘 안된다면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그만큼(마케팅)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상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추천하는 기술·도구는 테크닉의 영역이다. 테크닉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은 초기에 통하는 듯 하지만 모두 비슷한 테크닉을 구사하다보면 결국 제자리 걸음이 된다. 결국, 유행만 좇는 비즈니스의 전형적인 패턴을 답습하는 꼴이다. 반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의 핵심은 '철학'과 '가치'가 담긴 전략이다. 기업의 철학과 가치는 무형자산이 되고, 다른 누군가가 모방하려 해도 흉내조차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세상에 하나밖에 없으며, 독보적인 희소성을 지닌다. 또, 확고한 철학이 담긴 전략은 실행동기가 강력하며, 조직내부 구성원들에게도 빠르게 전파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기에도 유리하다. 즉, 마케팅이 잘 안 되고 있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못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본질적인 가치에 있다. 마케팅 부진의 원인을 단순히 광고와 홍보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원인 분석이 비교적 간편하다해서 마케팅 도구에 의존해서도 안 된다. 철학과 가치가 없으면 결국 제자리걸음이다. 

 

마케팅은 광고가 아니다. 마케팅 전략은 'STP전략', 'SWOT'을 작성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참고로 경제학에서는 '마케팅 = 교환창출 과정'으로 해석하며, 경영학에서는 '거래'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은 거래를 위해서만 존재하는가? 

 

우선, '거래'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미국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의 'Fast N Loud'에는 중고차 거래의 달인으로 불리는 '리처드 롤링스'라는 주인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리처드는 '거래의 달인'이며, '중고차 거래'에 앞서 판매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다. 

 

차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세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클래식, 슈퍼카에 관심이 많았던 리처드는 고객이 판매하려는 자동차의 개별 역사를 듣고나서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인다. 그는 이야기를 끝내자마자 바로 가격흥정을 하지 않는다. 고객이 차를 운행하면서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고객이 하는 일, 관심사, 가족사, 흥미 등...)를 대화로 주고받는 시간을 잠시 갖는다. 그리고 리처드가 '거래'를 시작하는 시간은 언제나 고객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난 이후다. 거래에 앞서 '관계'를 먼저 형성하기 위해서다. 리처드와 흔한 영업사원들과의 차이점은 '중고자동차 거래'를 순수 돈으로만 보지 않는 태도에 있다. 

 

디스커버리 FAST N LOUD

 

 

사람들은 대뜸 '돈 이야기'부터 꺼내는 걸 원하지 않는다. 물론, 사회가 돈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상대방이 거래를 위해 사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고나면, 배신감을 느낀다. 즉, 마케팅이 '거래'를 위한 과정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거래'자체가 목적이 되면 사기꾼과 비슷해진다. 거래는 반드시 '고객과의 관계' 아래에 위치해야 한다. 그리고 리처드와 같은 노련한 세일즈맨은 직감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결국, 마케팅은 본질적으로 거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가 되면 거래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단, 한번 형성된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제안을 해야하고 소통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여기서 가치 있는 제안이란, 고객이 고민하는 문제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공유하는 일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STP, 4P와 같은 전략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다. 즉, 마케팅의 일이란, 고객에게 가치를 제안하는 것 뿐이다. 

 

 

 

 

 

 

 


| 마케팅은 곧 가치다

마케팅은 관계를 지향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가치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마케팅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가치'란 무엇이며, 어떻게해야 고객에게 맞는 가치를 찾아 제안할 수 있을까?

 

2018년, 한때 '가성비'라는 단어가 등장하면서부터 명품보다 더 잘 팔리는 짝퉁이 유행했다.(ex.GuCCi) 처음부터 짝퉁임을 홍보한 브랜드가 많이 팔려나갔으며, 그 이유는 고객의 만족도에 있었다. 가성비가 허영심마저 압도했던 것이다. '구찌'가 아닌 '구씨'를 구매한 사람들은 명품가방 못지않은 만족감을 보였다. 이들은 처음부터 명품을 살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가성비만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왜 비싼 돈을 주고 명품을 구매하며, 또 명품은 왜 명품이 되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합리적인 이유는 '진정성'이다. 일단, 명품은 광고에서 말하는 기준과 약속을 엄격하게 지켜낸다. 특정 소재와 기술을 사용했다면 실제로 그렇게 제작하고, 관리규정 역시 철저하게 지켜낸다. 즉, 고객은 명품이 제시한 약속을 100% 신뢰하는 것이다. 그래서 명품이 아닌 제품을 여러개 구매할 비용으로 차라리 명품 한개를 확실하게 구매한다. 명품이 제시한 가치는 진정성이며, 고객은 진정성을 구매하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고객이 명품에서 원하는 '가치'다. 

 

한편, 주변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누가 당신에게 가장 가치있는 사람인가? 재미있게 말을 잘하며, 정보와 돈이 많은 사람인가? 물론, 돈이 많으면 좋겠지만 이와 같은 가치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당신의 말을 진정성있게 귀담아듣고, 약속을 어기지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한번 내뱉은 말을 정확하게 실행하는 사람이 가장 '가치있는 인맥'일 것이다. '가치'라는 것은 진정성있는 진실에 담겨있기 때문에 아무리 스팩과 기능이 좋은 제품도 광고와 다르거나 혹은 오직 거래만을 목표로 했다는 느낌이 들면 가치가 하락한다. 결국, 진정성만이 가치를 만들 수 있고, 그 가치가 바로 명품을 만든다. 그러므로 진정성이 훼손되면, 기술이나 스팩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가치는 떨어진다.

 

진정성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갖는다. 따라서 각종 마케팅 기법과 테크닉보다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할 요소는 단연코 '진정성'이다. 마케터는 전략에 앞서 진정성을 고민해야하고, 진정성이 담긴 전략은 합리적으로 분석할 수 없는 힘을 갖는다. 진정성이야말로 마케팅의 시작과 끝이며, 최고의 브랜드를 만든다. 

 

 

 

 

 

 

 


| 마케팅의 오해와 진실

 

가치 = 편익 > 비용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용보다 편익이 높아야한다. 이에 따라, 마케터들은 '편익'을 높일 수 있는 각종 방법들을 고심한다.

 

우선, 편익의 종류는 "기능적 편익", "정서적(심리,상징) 편익", "경험적 편익", "사회적 편익"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기능적 편익은 '2배 빠른 속도', '스마트 기능 탑재' 등과 같이 스팩을 강조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과거 기술격차가 많았던 시절에 유용했으며, 최근 정보 및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기능적 편익이 유효기간이 짧아졌다. 사실상 기능적 편익은 큰 의미가 없는 차별전략이 되었다. 기술 수준이 한계효용을 넘어버린 시대에는 2배, 3배 빨라졌다고 한들 소비자는 크게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령,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은 TV업체나 로딩시간이 0.1초에서 0.01초로 빨라진 통신업계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기능적 편익은 마케터가 거부하기 힘든 유혹을 보내지만 진정한 마케터라면 과감하게 기능적 편익에 의한 편익을 마음속에서 지워버려야 한다. 

 

비슷한 한국의 도심 번화가

 

가령, 한국의 대도시의 풍경이 모두 비슷비슷한 이유는 기능적 편익만을 추구한 결과다. 이러한 방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별점이 희석되고, 결국 기능마저 쇠퇴하면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져버린다. 그러므로 마케터가 추구해야 할 편익은 '정서적 편익'이 되어야 하며, 사실상 이 방법이 가장 어렵다. 정서적 편익은 고객이 추구하는 내면적인 가치를 슬며시 던진 후, 또 이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은 정서적 편익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점을 세상에 알린다. 가령, 몽블랑 만년필은 '성공', 할리 데이비슨은 '자유', 아이폰은 '디자인'을 상징한다. 즉, 정서적 편익이 추구된 가치는 고객들로 하여금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게 만든다. 사실상 정서적 편익은 단순한 상징에 불과하지만 이를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업이 장기간 존속할 수 있는 안전판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경험적 편익은 감정을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정서적 편익과 유사하다. 그러나 타인의 경험을 중요한 가치로 평가하는 '상품후기'와 같은 부분에서 정서적 편익과 차이점이 있다. 정서적 편익은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기준이지만 경험적 편익은 '타인의 경험'이 기준이다. 만일, 마케터가 '경험적 편익'을 중심으로 전략을 세운다면, 과거처럼 제품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사후관리(경험)와 통합되어야 한다. 디지털 세계는 고객이 사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별명이 만들어지고 판매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케터는 어떠한 편익을 추구해야 할까?

 

만일, 창의적인 마케팅을 하려면 원가우위라는 사고방식을 과감하게 제외해야 한다. 아마추어 마케터의 전략은 대부분 비용절감(원가) 혹은 기능 차별화 방식인데, 결론적으로 원가절감 전략은 가장 쉽지만 나쁜 전략이 된다. 비용을 절감한다는 전략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전략이므로 프로 마케터라면 이러한 방식을 생각조차 해서도 안 된다. 차라리 '가격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는 편이 낫다. 가격을 낮추는 고민은 당신이 아닌 또다른 누군가가 24시간 생각하고 있으며, 가격을 높이는 전략을 생각하는 편이 훨씬 창의적인 전략을 도출할 수 있다. 가령, 고객의 시간을 절약해서 가격을 높이거나, 색다른 경험과 정신적인 측면을 제공함으로써 고가격 정책을 유지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V(value) = B(benefit) / C(cost)

 

편익과 비용 그리고 가치의 상관관계를 수식으로 표현해보면, '가치 = 편익 / 비용'이다. 가치공식에서 편익=10, 비용=2이라면, 가치는 '5'이다. 그런데 비용을 1로 설정한다면? 혹은 편익을 20으로 늘린다면?

 

5 = 10 / 2
10 = 10 / 1
10 = 20 / 2 

 

'5 = 10 / 2'에서, 가치를 '10'으로 증가하려면, 비용을 '1'만 줄이면 된다. 하지만 편익을 기준으로 가치를 10으로 만든다면, 편익 10까지 늘려야 한다. 즉,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이 부담하는 심리적/물질적 '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편이 편익을 높이는 전략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가성비 제품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샤오미와 같은 기업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가 '비용절감'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고객의 비용을 낮춰주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이미 기능적 편익은 상향평준화 되었으며, 혁신의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재까지 샤오미와 같은 '비용 절감' , '기능적 편익(가성비)'전략이 통했지만 향후 샤오미 역시 가성비로 무장한 후발주자들에게 추격당할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결국, 기능적 편익과 저가격 전략은 장기적 존속(브랜드,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마케팅 방식이다. 따라서 진심으로 회사를 생각하는 마케터라면, 기능적 편익과 경제적 비용(저가격)이라는 항목은 가급적 생각에서 지워버려야 하는 대신 정서적, 경험적, 사회적 편익을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고객들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스스로 지지할 수 있도록 삶의 방식을 제공하고, 존재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한다. 또, 고객의 시간적, 신체적, 심리적 비용을 낮춤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해야만 창의적인 마케팅 방안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마케팅이나 브랜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진정성과 철학이다. 브랜드에 대한 확고한 철학 그리고 이 철학에 진정성이 없다면, 언젠가는 가식의 가면이 벗겨진 진실의 순간(파멸)을 맞이하게 된다. 가치를 추구하면서 관계를 구축하다보면 이익은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따라온다. 그러므로 이익만을 추구하며 가치를 놓쳐버리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기업이 추구해야 할 근본적인 목적은 이익창출이 아니다. 이익은 결과일 뿐이며, 가치창출을 통한 지속적인 관계구축이 마케팅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