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형 인간형이란?』
책 첫머리, 나폴레옹과 관련된 일화가 인상깊다.
"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은 인간이 되는 것이요,
자기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는 것은 신이 되는 것이다. "
저자는 제갈량을 언급하면서 "지혜의 신"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제갈량은 인간 of '인간'이라 생각한다. 제갈량은 깊이 들여다볼수록, 초월적인 느낌보다는 인간적인 면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인물이다.
신은 초월적이다. 반면, 인간은 계획적이다. 제갈량은 그 누구보다 철저한 계획 전문가였다. 그의 인생은 "계획"으로 시작해서 "전략"으로 끝이난다. 다만 제갈량이 신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계획과 전략에서 빗어진 신비로운 이미지 때문이다. (마치 신처럼)
제갈량의 전략에는, 귀곡자와 후흑술(설득력)을 토대로 인간적인 모습이 들어있고, 통찰력을 활용한 선지자의 모습도 들어있다. (신처럼 불리는 이유) 제갈량이 뛰어난 인물들을 자신의 손바닥 안에 놓고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설득과 통찰력"에 있다. 그의 설득력은 귀곡자의 설득술과 후흑술에 기인하는데, 이는 전국시대를 풍미했던 "소진"의 7단계 유세술과도 일맥상통한다.
설득의 방법::소진의 유세술[귀곡자]
소진의 유세술은 크게 7가지 단계로 분류한다.
첫번째, "띄워주기", [ 귀곡자 '비겸'] '먼저 상대방을 칭찬하여 기분을 띄워주는 것을 말한다. ' 유세할 때는 반드시 "현명한~ 정직한~~~"등..의 수식어로 상대방을 띄워주고 시작한다. [열지이예]
두번째, "협박하기", 첫번째와 정반대 술법이다.
'먼저 이익으로 유혹한 뒤, 자신의 충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어떤 해가 미칠 것인지를 언급한다' [ 귀곡자 '오합' ]
협박은 알려진 바와 같이 '저레벨 전략(강압)'이 아니다. 협박을 하려면 사전조사가 철저해야 하고, 정보를 바탕으로 예측정보까지 만들어야 한다. 만일, 협박 속에 정보를 갖춘 절묘한 예측이 없다면 역풍을 맞는다. 그만큼 '협박'은 강력한 설득술이다. '협박'을 사용하려면, 사전에 상대방이 두려워하는 적과 상대방의 정보를 정확하게 얻고 시작해야 한다. [협지이해]
세번째, "마음 열기", [ 귀곡자. 벽함 ] '얻으려면 먼저 줘야 한다. ' 설득할 상대의 마음을 얻는 데에 성공하면, 아무리 어려운 협상이라도 성사된다.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상대의 처지가 되어 실제로 감정이입을 해야한다. 핵심은 "솔직함"이다.
자신이 원하는 목적이 100%라면, 이 단계에서 과감하게 70%를 열어서 보여줘야 한다. 남녀관계에서도 끝까지 마음을 숨기려다 썸으로 끝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설득에는 반드시 '벽함 단계'가 있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70%가 아닌 100% 마음을 열거나 너무 빨리 의도를 보여주면, 상대방에 이용당하니 명심해야 한다. [시지이성]
네번째, "펙트체크", [ 귀곡자. 양권 ] '근거가 빈약하면 제아무리 뛰어난 계책도 선무당처럼 들리는 법이다.' 사람은 대부분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상대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상대방의 의견을 근거없이 지적하면, 지적한 자는 곧바로 화를 입는다. 반대로 정확한 근거를 토대로 지적을 한 뒤에 해결방안을 제시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신뢰를 얻는다. 객관적인 정세분석을 정확하게 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화와 복이 갈린다. [명지이세]
다섯번째, "흔들기" ,[ 귀곡자. 마의 ] '강력한 취미가 있다는 것은 역으로 강력한 약점이 있다는 말과 같다.' 상대의 기호를 사전에 알아내고, 피하기 힘든 유혹을 던지면 누구나 미끼를 물게 된다. 협상과 관련이 없는 주제일 수 있지만, 상대방이 관심있는 활동과 깊이 연관돼 있다면, 훌륭한 주제가 된다. 희귀한 동전을 모으는 수집광에게 희귀한 동전을 선물하면서 상호 이익안을 제시하면 거부하기 힘들다. [유지이리]
여섯번째, "비교 술책", [ 귀곡자, 췌정 ] '은근슬쩍 자존심을 건드리는 언변을 구사한다.'
주의할 점은, 상대를 평가절하할 정도의 무시하는 발언은 절대적으로 삼가야 한다. 부드럽고 우아하게 높은 경지에 있는 비교대상과 비교를 해 줌으로써 자존심을 격상시키고, 동시에,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언변으로 격하한다. 스티븐 잡스가 코카콜라의 부사장 "존 스컬리"를 영입할 때를 기억하자.
"당신같은 사람이 언제까지 설탕물(코카콜라)이나 팔거요?" [격지이언]
일곱번째, "배수진", [ 귀곡자, 결물 ] '상대가 우물쭈물하며 결단하기 힘든 태도를 취할 때 사용한다.'상대가 결단하지 못할 때, 같이 우물쭈물하면 설득은 지지부진해진다. 이 때는 기회다. 시간을 제시하면서 다시 한번 단순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단, 절대로 상대방의 감정과 관련된 어떠한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괜히 상대를 생각해서, "얼마나 힘드실까.. 솔직히 정말 힘든 결정이긴 합니다. 등.."과 같은 비이성적 메시지를 던지지 말자. 감정적인 메시지를 받으면, 상대는 더 주저한다. "이번에는 반드시 진행해야됩니다."와 같은 확고한 의지가 담긴 말을 던져야만 마지막 설득이 끝난다. [결지이력]"
제갈공명이 구사한 설득술의 핵심은 위에서 소개한 '소진의 7가지 유세술'이었다. 7가지 유세술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언변과, 시간과 장소를 뛰어넘는 문체는 제갈량의 특기다. 매사 꾸준하게 7가지 유세술을 조화롭고 유연하게 사용되도록 말하는 연습을 한다면, '설득의 귀재'는 아닐지언정 '달변가'는 될 수 있다.
제갈량::계획형 인간형
'어떤 이들은 죽은 후에야 태어난다' -니체-
서양철학자 니체의 명언이 제갈량 평판을 가장 잘 표현하는 대목이다. 제갈량이란 사람의 인생을 통틀어서 한 단어로 정리하면 '계획'이다. 손자병법은 계획을 실행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볼 항목으로 유명한 '5사'를 제시한다.
'도' ,'천', '지' , '장' ,'법'
위 5가지 중에서 인간의 힘으로 형세를 전환할 수 있는 3가지는 '천시', '장수', '법도'이다. (현재로 해석하자면, 이제 지형도 사람의 힘으로 개간할 수 있지만 막대한 자본 없이는 힘들기 때문에 제외) 명분을 의미하는 '도'는, 인위를 가할수록 어지러지고, '지'는, 자연의 섭리를 따라가야 한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5사' 중에서 '3사(천시,장수,법도)'로써, 최종결정권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3사'를 잘해야 조직을 유능하게 이끌 수 있다. 제갈량은 '천시, '장수' ,'법도' 중에서, 특히 '법도'를 잘 이용했다. '법'은 곧 '계획'과 연결된다. 계획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계획이다.
제갈량의 계획이란?
제갈량의 계획은 무엇이, 어떻게 달랐을까?
먼저, 계획이란 단어를 분석해보자. 계획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측하고, 미리 대처 방안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계획을 수립하려면, 먼저 미래에 일어날 상황을 사전에 알아내는 작업을 우선 수행해야 한다.
미래상황을 현재 시점에서 예측하려면 예측하려는 대상에서 '움직임'을 포착해야 한다. 하지만 움직임을 포착하는 과정에는, 많은 장애요인들이 있다. 특히, '정적인 상태'를 극복해야 한다. 계획 입안자의 입장에서, 사물, 사물이나 현상이 '정적인 상태'로 지속되면 곤혹스럽다. 차라리 혼란한 상태라면, 틈을 보며 변화를 포착할 수 있다. 하지만 형상이나 개체가 전혀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있다면, 가위바위보 게임이 돼 버린다. 정적인 상태가 어느 동적인 상태로 변할 것이라는 가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갈량은 상대의 움직임을 직접 만들었다. 멈춰진 상태를 자극해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몰아넣고 관찰했던 것이다. 제갈량의 특기는 '정적인 상태'를 '동적인 상태'로 몰아넣는 계책이었다.
가령, 유비가 스스로 움직이도록 삼고초려를 했던 것도 어떻게보면 제갈량의 특기가 잘 발휘된 부분이 아닐까. 제갈량의 특기(적을 동적인 상태로 만드는 것)를 잘 알았던 장합과 사마의는, 촉한의 6차 북벌 과정에서 꾸준히 '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제갈량의 '움직임 실험'에 걸려들었던 맞상대들은 모두 죽거나 다쳤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제갈량은 스스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상대를 움직이도록 만듦으로써, 그에 알맞은 맞춤형 계획을 철저하게 수립하는 인간형이었다. 그의 별명을 맞춤복 제단사라고 칭해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상대 움직임을 읽고 계획을 수립한들, 옛 문헌과 사서에 관한 인문학적 지식과 사람에 대한 깊은 통찰이 부족하면 그 어떤 전략도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상대의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파악하는 것까지는 제갈량을 흉내낼 수 있다. 문제는, 이를 토대로 전략을 수립하는 지혜는 아무나 흉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인문, 사회, 과학, 철학적 지식이 토대가 된 자신만의 깊은 통찰이 있어야만 동적인 상대에 맞는 깊이있는 전략을 고안해 낼수 있다.
손자병법::병도:전도:쟁도
제갈량의 계획수립과 일맥상통하는 손자병법 '병도' '전도' '쟁도'. 병도는, 전쟁을 최대한 피하는 대원칙을 말한다. (위에서부터 상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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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세지도 : 난세에 적용하는 치도로써 한비자의 법가사상. 엄격한 법으로 모든 것을 강력하게 통치한다.
◆ 무인지도 : 뛰어난 무위, 그 자체로 싸움을 멈추게 한다. 현대로 말하자면 핵보유를 의미한다.
◆ 대여대취지도 : 크게 주고 크게 얻는 도가의 치국과 도리를 말한다.
◆ 취천하지도 : 폭력을 힘으로 제압해 천하를 손에 거머쥔다.
◆ 패업지도 : 도덕 대신 힘으로 난세를 평정하는 패자의 도리를 말한다.
◆ 용병 : 부득이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무력을 동원한다. 군사 쿠데타가 여기에 해당한다.
◆ 집이시동 : 평시에 무기를 거둬들였다가 불가피할 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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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은 먼저 상대의 움직임을 거시적, 미시적으로 나누어 접근했다. 먼저, 손자병법의 '병도'로써 상대가 어떻게 전쟁을 피하고 있는지를 거시적으로 파악한다.
가령, 상대가 취천하지도를 취하고 있다면, '도'를 강조해 '폭력성'을 퍼뜨리는 방식의 계획을 수립한다. 또, 상대가 '용병'을 사용했다면, 이는 최후의 수단을 사용한 것이다. 따라서 수비에 최대한으로 병력을 집중한 뒤에 시간을 끌어 최후의 수단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도록 만든다.
두번째는 '전도'로써 움직임을 간파한다. '전도'는 이미 큰 의미에서의 전쟁이 발생한 '전투' 상황이다. '병도'가 거시적이라면, '전도'는 미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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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피지기용병 : '도천지장법'을 검토하고, 상대방과 비교하여 7가지 상황에 대한 비교를 한다.
◆ 속전속결용병 : 최단기간 내에 승부를 결정짓고 싶은지 확인한다.
◆ 국용유족용병 : 국가재정과 재화의 확충이 되어 있는지 백성의 요역정도를 살펴본다.
◆ 무사법치용병 : 공평한 법집행의 도리를 살펴본다.
◆ 신상필벌용병 : 공과 과에 따라 상과 벌을 엄히 시행하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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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으로 말하자면, 진출할 시장에 관한 움직임은 파악했고,(병도) 생산 제품군에 관한 동향파악이 '전도'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쟁도'는 모든 움직임을 파악하고 난 뒤에 계획을 수립할 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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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궤도' : 속임수로 상대방을 함정에 빠뜨린다.
◆ '권도' : 상황에 따라 도덕과 정반대되는 계책을 과감하게 구사한다.
◆ '권변' : 상대방의 변화를 좆아 자유자재로 변신한다.
◆ '임기응변' : 때와 장소의 다양한 차이를 감안해 수시로 계책을 달리한다.
◆ '허허실실' : 상대방으로 하여금 허와 실을 구분하지 못하도록 유도한다.
◆ '기정병용' : 통상적인 용병과 변칙적인 용병을 섞어 사용한다.
◆ '결기승승' : 때가 오면 이를 놓치지 않고 결단한다.
◆ '병무상형' : 무궁무진한 포석으로 용병한다.
◆ '인리제권' :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을 짜 나감으로써 주도권을 쥔다.
◆ '면후심흑' : 두꺼운 얼굴과 은밀한 속셈으로 상대방을 착각케 만든다.
◆ '도광양회' : 달빛 아래 은밀히 칼을 갈며 때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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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사례
삼국지연의 3대전투로 위의 문장을 해석해보자.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3대전투 '관도대전(조조,원소)' ,'적벽대전(조조,손권)' ,'이릉대전(유비,손권)'에는, 모두 전세를 뒤엎은 화공이 등장한다. 관도대전에서 조조가 오소의 군량을 모두 불태우는 화공에서, 조조는 원소의 동향을 '난세지도(법으로 통치)'로 파악했다.
하지만 겉으로 공표한 것과 달리 원소의 군대는 상하위계와 신뢰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됐다. 이를 토대로 오소를 급습해 군량미에 화공을 사용했다. 법과 시스템으로 통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조직이 실제로 법과 질서가 흐트러져 있다면, 이는 심각한 약점이 된다. 아무리 큰 군대와 조직이더라도 법과 시스템이 정립되지 않은 조직은, 작은 위기에도 크게 흔들린다.
조조는 주로 한 왕실을 등에 엎고(인리제권), 결기승승(빠른 결단)의 방식으로 관도대전을 대승으로 이끈다. 이후 적벽대전에서 조조는 손권에게 참패를 한다. 이때 손권은, 조조를 '패업지도'에 입각한 적폐세력으로 명분을 퍼뜨리고, 물에 약한 위나라 군대의 특성을 활용한 '임기응변'을 구사한다.
이릉대전에서는 유명한 육손의 화공이 등장한다. 유비가 70만 대군을 이끌고 오나라로 쳐들어갈 당시, 전쟁의 명분은 '관우, 장비의 죽음'이었다. 이는 군주의 사적인 감정이 개입된 사적인 명분이었다. 취천하지도에 해당한다.
인간의 감정이란, 방금 화를 냈다가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릴 정도로 믿을 게 못된다. 사사로운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명분도 사라지는 법이다. 당연히 따라오는 조직원들의 열정과 희망도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다. 지혜로운 육손은 이를 적극 활용한다.
육손은, '도광양회'를 사용해서 반년을 기다리다 '결기승승'으로 화공을 선택한다. 700리에 걸쳐 40개 영채를 구축한 유비의 진영은, 반년을 기다린 육손의 일격에 모두 잿더미로 변해 버렸다. 제갈량은 위의 모든 전략을 사용함에 있어서, 벤젠고리처럼 얽히고 설킨 계획을 구사한다.
제갈량의 계획은, '병도' ,'전도' ,'쟁도'로 단순하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순한 법칙도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과 결합되면, 상대가 응수하기 힘든 계획과 전략으로 변하는 법이다. 누구보다 3다(읽고,쓰고,생각하고)를 실천한 제갈량이 무서운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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