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성공 | 처세

「반전동화」 우에사카 도루 | 2017

by 도양강 2017. 11. 7.

 좋은 글은 익숙함을 낯설게 만든다. 익숙함을 보편성이라 한다면, 보편성이라는 이름으로 같은 생각과 행동을 강요할 때 사회는 썩고 국가는 쇠락한다. 다양성은 번영과 성장의 밑거름이다. 다양성의 출발은 낯설음에서 시작한다반전동화는 익숙한 결말과 교훈적이면서 획일적인 내용에 흠집을 낸다. 

 

저자가 낸 흠집을 처음 접하면, 너무나 사소하여 별 생각이 없다하지만 점차 틈이 벌어지고 그 속에서 다양한 관점과 창의적인 해석들이 인문학적 고찰과 연결된다. 인문학의 장점은 두뇌를 말랑말랑하게 한다. 반전동화를 읽다보면,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강요된 생각의 고리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전 동화에서는 17가지 법칙을 제시한다. 이중 핵심적인 사항을 살펴보자. 

 

'토토끼는 왜 낮잠을 잤을까?'

 

초점 변화에 따른 착시::토끼와 거북이

고전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능만 믿고 상대를 얕본 토끼를 쉼 없이 꾸준히 자기 할 일을 매진하는 거북이가 보기좋게 이긴다는 권선징악적 내용이다. 해당 동화를 교육적인 목적으로 강의하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들, 노력이 재능을 이깁니다. 그러니 열심히 노력하면서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세요'

 

그 결과 우리 사회는 어떤가. 놀랄 만한 성장을 이뤄낸 거북이들이 많은가? 현실은 우화와는 딴판으로 흘러왔다. 지금 이 시대는 '노오력하는 토끼'들로 넘쳐난다. 가령, 축구계의 박지성이나 피겨의 김연아라는 걸출한 인물들이 나오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이들과 같은 혹은 더한 노력을 했던 운동선수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비록 박지성이나 김연아처럼 되지 못했지만, 우리는 노력하는 그들(토끼)이 잘못된 삶을 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과연 거북이와 토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재능'과 '노력'이었을까?

 

토끼가 거북이에게 패배한 이유는 각자 추구한 목표에 '초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거북이는 '결승선 통과'에만 초점을 맞췄고, 토끼는 '거북이를 이기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 시작부터 거북이와 토끼는 각자 지향하는 목표에 관한 초점이 달랐다결승선 통과에 초점을 맞추면, 상대가 잠을 자건 달리건 신경쓰지 않고 자기 길만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상대보다 잘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상대방의 상황에만 신경을 쓴다.

 

토끼가 나무 밑에서 잠을 잔 이유는 '거북이와의 경쟁'에만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토끼가 조금만 더 내면적인 성찰을 통해 달려야 하는 이유를 찾았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초점의 중요성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더이상 '토끼와 거북이'는 단순한 우화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닌 통찰을 안겨주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의 결승선은 모두 다르다

수많은 청춘들이 집단동조화에 따라 '자신만의 초점'이 아닌 사회와 집단, 가족, 친구가 설정한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초점은 자신만의 재능과 안목으로 맞춰야 한다. 주변상황에 따라 초점을 맞추면, 재능과 시간을 낭비한다. 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때, 나타나는 결과가 성공이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성공이 있어야하고 해당 기준이 있어야한다. 지구상 같은 얼굴이 한명도 없듯이 같은 성공도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청년들은 저마다 기준과 목표에 따라서 노력하는 토끼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설정한 '결승선 통과'에 초점을 맞추는 토끼들이 많을수록, 사회는 다양해지고 발전다.

 

 

양치기 소년 & 감정적 실손비용

 거짓말로 마을 사람들을 놀렸다가 결국 양을 늑대에게 모조리 헌납한 양치기 소년 동화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교훈적인 관점에서 해당 이야기를 살펴보자면, 양치기 소년 이야기는 '신뢰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거짓말을 여러번 하다보면 아무도 믿지 않는 사람이 되고, 결국 외톨이가 되거나 손해를 본다는 식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우화에서 초점을 '손실비용'에 맞추면 누가 가장 손해를 봤을까? 거짓말의 최종 피해자는 누구일까? 아마도 화가나서 양떼를 모조리 늑대에게 줘버린 마을 사람들일 것이다. 양은 마을 전체에 있어서 소중한 자산이다. 만일 목축업을 전문으로 하는 시골일 경우, 거의 30~40% 경제를 차지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왜 양치기 소년의 3번째 외침을 묵살했을까? 아마도 화가 났기 때문이다. 화가 난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 결과 마을은 도산의 위기에 빠졌다.

 

감정적으로 처리한 결과, 마을 공동체는 생사의 갈림길로 내던져졌다. 감정이란 말 앞에는 '사사로운'이란 형용사가 붙는다. 공적인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하면 대부분 굉장한 위기에 처한다. 만일 3번째 소년의 말이 거짓말이었더라도, 거짓말이 사실이 되었을 때의 손실위험과 거짓말일 경우의 손실위험(헛발걸음)을 따진 후에 결정을 내렸어야 했다. 소년의 말을 듣고 헛탕을 쳤더라도 양떼를 모두 잃는 것보다는 손실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화가 났다고 해서 손실계산을 하지 않는다면, 지진과 같은 재해였을 경우, 목숨으로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양치기 소년이 살고 있는 마을 이야기의 실사판은 역사적으로 발생한 사건이다. 삼국지연의에서 동생 '관우'를 잃은 유비 개인의 감정 때문에 벌어진 전쟁, '이릉대전'이 이와 유사하다. 유비는 사적인 감정 때문에 국가의 명운을 걸어야하는 전쟁을 일으켰고, 결국 촉나라 기틀이 될 병사들의 3분의 1을 태워버렸다.(육손의 화공)

 

 

시스템은 감정을 앞선다

감정에 좌우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양치기 소년 이야기에서, 마을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결정을 내리기 앞서 시스템을 세웠어야 했다공적이며 중대한 사항일수록, 절대 감정이 개입되면 안 된다. 시스템은 이를 방지해준다. 사람이 살다보면, 인생을 걸어야 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입시 , 취업 , 결혼 , 투자 , 사업 , 집안 대소사 등...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직감적이고 감정적으로 일처리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정이 있다. 감정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이 개입될 수 있는 중대한 사항을 앞두고 얼마나 객관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인생을 결정짓는 판단을 할 때는, 반드시 손실과 수익과 관련된 자신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판단을 내려야 한다.(시스템화) 이른바 시스템적 판단이 감정을 앞서야 한다. 다른 관점에서 보자면, 양치기 소년 우화는 '시스템적 판단'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이야기이다. 거짓말하는 소년에 화가 난 마을 사람들이 단순히 감정적으로 결정을 내림으로써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공적이며 중대한 사항을 결정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항상 감정을 배제하는 법부터 익혀야 하며, 판단에 앞서 스스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적 실행구조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가 바라는 정직함의 기준 :: 금도끼 은도끼

금도끼 은도끼 동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정직'이다. 정직하면 상을 받고, 정직하지 않으면 벌을 받는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런데 과연 정직한 나무꾼이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산신령이 금도끼,은도끼,쇠도끼를 모두 준다'는 정보를 '정직, 비정직'한 나무꾼 모두 사전에 알고 있었더라면, 우리는 누구를 정직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직함 법칙1::정보량에 따라 다르다

'금도끼 은도끼'를 정직함이란 관점에서 다시 읽어보자. 만일, 두 번재 나무꾼도 '산신령이 금,은도끼를 갖고 나타난다'라는 정보를 몰랐다면, 단순하게 '그거 제꺼 아닌데요'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구글링 덕택에 산신령이 도끼를 나눠준다는 정보를 두 나무꾼 모두 알고 있다고 가정을 해보자(동일한 조건) 가정은 총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정직한 사람이며, 산신령 정보를 모르는 경우

2. 정직한 사람이며, 산신령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

3. 정직하지 않고, 산신령 정보를 모르는 경우,

4. 정직하지 않고, 산신령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


고전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 인간'을 가정했을 때, 아마도 나무꾼들이 산신령 정보를 알고 있었다면 정직하건 정직하지 않건 누구나 솔직하게 말할 것이다. 문제는 정보를 모를 때다. 정보를 모를 경우에만, '피실험자'가 정직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정직함 법칙2::위기는 정직함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

지식정보사회에서 '정직함'이란? 24시간 인터넷에 연결된 사회에서, '정보'를 모르는 상황은 발생하기 어렵다.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정직함을 판단하기란 상당히 힘들어지고 있다. 정직함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정보를 차단해야 하는데, 이는 특수한 상황에만 가능하다.( 군대, 비공개 조직 )  

 

정보가 오픈될수록 인간성은 정보 뒤에 숨는다. 단, 위기상황일 때에만 인간성이 정보 앞으로 잠깐 드러난다정보로 학습된 정직함과 태도는 위기가 초래한 리얼리티 앞에서 잠깐 모습을 감춘다. 그렇다면, 어떻게해야 정직함을 볼 수 있을까? 정직함을 보려고, 일부러 위기를 자초할 수는 없지 않는가.

 

사회의 진면목을 보려면, 위기상황 때의 사회적 변화를 살펴본다. 또, 사람의 '정직성'을 보려거든, '각본 없는 상황(여행,투자,갈등 등..)'을 함께 체험해보면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