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의 힘

비즈니스에서 100 - 1 = 0이다. 결과가 '0'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마이너스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령, 어느 중국의 한 제약회사는 독일의 유명회사, 바이엘사와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무심코 바닥에 침을 뱉은 공장장의 행동으로 전체계약이 취소됐다. 왕중추(저자)는 책에서 디테일을 강조하며, 기업을 무너뜨리는 작은 구멍을 다음 15가지 사항으로 정리했다.

 


『기업을 무너뜨리는 개미굴』

 

1] 제품과 서비스가 분산됨

2] 경영 시스템의 부재

3] 몸집 부풀리기로 인한 관료제 팽배

4] 계획없이 시장에 대한 맹목적인 낙관론

5] 고객의 사소한 요구를 무시함

6] 직원 인센티브, 분배시스템이 불분명함

7] 합리적인 의사결정 시스템 부재

8] 일부 임직원들의 자만심

9] 낭비가 심함(접대비, 과도한 운영비)

10] 파벌 발생

11] 솜방망이 처벌

12] 부실한 재무관리

13] 신제품 출시기간이 늦어짐

14] 기업비전과 괴리된 인사정책

15] 규정준수에 대한 관리체계가 부실함

 


 

위의 15가지 실수가 누적되기 시작하면 대기업도 무너진다.

 

 

 

 

 


|당연하게 보이는 것에 실마리가 있다

대만 최고의 갑부, 왕융칭(포모사)은 쌀가게부터 시작해 대기업을 세웠다. 그의 쌀가게는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있었지만 주변 쌀가게에서 가장 많은 단골고객을 확보했다. 그 비법은 다음 2가지에 있었다. 

 


1] 쌀 이물질 골라내기

2] 쌀 배달 


'쌀 이물질 골라내기'와 '쌀 배달'과 같은 서비스는 현대인의 관점에서 당연한 것들이다. 오히려 쌀에 이물질이 있다면, 이는 불량이다. 하지만 1960년대만 하더라도 농사가 수공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잔돌과 모래가 쌀에 섞여있을 수밖에 없었다. 쌀을 사는 쪽과 파는 쪽 모두 모래와 잔돌을 골라내고 먹는 게 '기본 상식'이었다. 이에 대해, 왕융칭은 불편하지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던 기존의 방식을 거부했다. 그는 동생과 함께 쌀에 섞여있는 이물질을 모두 골라냈고, 순식간에 '왕융칭 가게의 쌀은 밥을 지을 때 따로 일 필요가 없다더라'는 소문이 퍼졌다. 왕융칭은 쌀의 '차별화'전략을 통해 불리한 지리적 입지조차 극복해내며 성공한 것이다. 게다가 왕융칭은 쌀 배달까지 실행함으로써 대형 쌀 가게를 제치고 일대에서 가장 큰 쌀가게가 되었다. 

 

한편, 왕융칭의 디테일은 쌀 배달에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손님의 쌀둑에 쌀을 부어줄 때, 쌀이 남아있으면 그 쌀을 모두 퍼내고 나서 쌀독을 깨끗이 닦고 새 쌀을 먼저 담은 후에 남아 있던 쌀을 위에 부었다. 그래야 전에 남아 있던 쌀이 오래되어 변질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손님들은 왕융칭의 세심한 배려에 감동했는데, 왕융칭의 디테일한 서비스 정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날품팔이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손님의 집을 방문할 때면 쌀값을 외상으로 해줬다. 그 결과, 왕융칭의 쌀가게는 정미소로 발전했고, 대기업이 된 포모사의 기반이 되었다. 

 

이처럼 왕융칭의 사례와 같이 혁신은 요란하지 않고, 눈에 잘 띄지않는다. 달팽이가 움직이듯 세상을 변화시킨다. 만일, 왁자지껄해서 누구나 알고 있는 혁신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혁신이 아니다. 특히, 겉보기에 요란한 것들은 대개 혁신이 아니다.   

 

 

 

 


|좋은 습관이 쌓여 혁신이 된다

좋은 습관이 기초가 되지 않으면 그 어떤 것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 습관은 모자이크처럼 일상생활의 작은 부분들이 하나하나 쌓여 형성된다. 습관은 인생의 근본이 되는 기초로써 그 수준이 인생 전체를 좌우한다. 즉, 좋은 습관은 사람의 사고방식 속에 존재하는 도덕적 자본이다. 이 자본은 계속 늘어나며, 사람들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그 '이자'를 받게 된다. 반대로 나쁜 습관은 도덕적으로 갚지 못한 '빚'이다. 이 빚 역시 계속 이자가 붙어 습관의 주인을 괴롭힌다. 이와 같은 빚이 쌓이면, 사람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기도 하며, 심하면 한 사람을 도덕적으로 파산시킨다. 그러므로 매사 디테일을 중시하며, 작은 일도 세심하게 처리하는 습관이 성공을 낳는다.

 

혁신은 작은 습관,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디테일은 배려에서 시작된다

1961년 4월 12일, 구소련의 우주비행사 가가린은 4.75톤의 보스토크 1호를 타고 89분간 우주를 비행하며 세계 최초의 우주비행사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당시 가가린은 19명의 지원자들과 경합을 벌인 끝에 세계 최초로 우주를 비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는데, 가가린이 최초 우주비행사가 된 요인은 '배려하는 습관' 덕분이었다. 당시, 우주비행사가 결정되기 1주일 전, 총 20명의 지원자가 보스토크 1호에 직접 탑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는데, 20명 중에서 오직 '가가린'만이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은 채 우주선에 올랐다. 이와 같은 가가린의 세심한 행동은 마침 비행선 설계사의 눈에 띄었고, 설계사는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우주선을 아껴주는 27세의 청년에게 인류 최초로 우주를 비행하는 자격을 부여했다.

 

언뜻 보기에 운이 좋아보이는 사람들의 이면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에 대한 디테일한 행동이 숨어있다. 디테일한 부분은 어딘가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물보라가 바다의 아름다움을 표현하지만 바다를 떠나서는 결코 존재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작은 일이 큰일을 이루게 하며, 디테일이 완벽을 가능케 한다. 

 

한편, 배려에 관한 사례는 일본에서도 꽤 찾아볼 수 있다. 

 


차 석 잔'으로 명장이 된 이시다 미츠나리

(13세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 후에 중용되었다.)

 

이시다 미츠나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기 전까지 '간온지'라는 절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간온지를 찾아 차를 한잔 청해다. 이때 미츠나리는 차 석잔을 대접했는데, 첫잔은 커다란 잔에 따뜻한 차를 따라 주더니 두 번째에는 중간 크기의 잔에 조금 뜨거운 차를 따라 주는 것이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히데요시가 차를 한잔 더 달라 했더니 이번에는 작은 잔에 뜨거운 차를 내놓았다. 히데요시는 왜 차 석 잔의 양과 온도가 모두 다른지를 미츠나리에게 물었고, 미츠나리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처음에 따뜻한 온도에 양이 많은 차를 대접한 것은 목이 마른 히데요시가 빨리 마실 수 있게 한 것이며, 두 번째에는 이미 목을 축였으니 차의 향내를 맡을 수 있도록 양을 줄이고 조금 뜨거운 물에 차를 우려낸 것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 뜨거운 차를 작은 잔에 따라준 것은 차를 두 잔이나 마셔 이미 목을 축였을 것이기에 온전히 차의 향만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었다. 

 

히데요시는 나이가 어린 이시다 미츠나리의 세심한 배려에 크게 감동하여 그 자리에서 그를 자신의 수하로 삼았다.


 

미츠나리의 출세가도는 화려하게 칼을 휘두르는 행위나 학식을 뽐내는 유려한 언변이 아닌 '차 석 잔의 디테일'에서 시작됐다. 결국, 운명을 뒤바꿀 수 있는 기회는 디테일에 숨어있었던 것이다. 

 

 

 

 

 


|경영이란 예술이다

예술과 디테일은 뗄 수 없는 관계다. 문학을 문학으로 만드는 것은 문학작품의 구조나 중심논리가 아닌 작품의 디테일한 묘사에 있다. 창의성도 따지고보면 결국 디테일의 차이에 있으며, 차별화 전략과 같은 분야 역시 디테일의 차이가 곧 핵심이다. 요컨대, 기업경영이란 예술작품을 창조하는 태도와 같이 업무를 처리해야 하며, 일궈낸 성과를 마치 예술작품처럼 대해야 한다. 주변의 인맥관리부터 재무, 제품생산, 조직관리 모두 예술작품을 제작한다는 태도로 임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예리한 결과를 낼 수 있다.

 

어떠한 분야건 디테일이 가미되어야만 예술이라 할 수 있고, 디테일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표현력을 가진다. 

 

 

 

 

 


|어느 분야든 적용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없다

맥도널드, KFC와 같은 프랜차이즈는 전세계 어느 곳이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수많은 현지 기업들이 맥도날드, KFC를 모방했지만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맥도날드, KFC와 같은 프랜차이즈 전략은 세계 최고의 전략일까? 결론적으로, 어느 분야나 적용가능한 전략이란 애당초 존재하지 않으며, KFC와 같은 프랜차이즈가 최고를 유지하는 비결은 '전략'이 아닌 '엄격한 실행'에 있다. 가령, KFC는 어느 곳이건 다음과 같은 'CHAMPS'를 실행한다.

 


C : Cleanliness : 깔끔하고 깨끗한 환경 유지

H : Hospitality : 진실하고 친절한 응대

A : Accuracy : 정확한 공급

M : Maintenance : 우수한 설비 유지

P : Product Quality : 양질의 안정적인 제품 공급

S : Speed : 신속한 서비스 제공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KFC의 'CHAMPS'전략은 세계 어느 곳의 매장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며, 예외는 없다. KFC는 원료 입고와 제품 생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엄격한 품질기준을 적용(야채와 육류의 써는 순서와 크기, 조리 시간 및 청소의 순서와 과정, 고객 배웅 등)하고 이를 계량화하여 철저하게 실천했다. 결국, KFC와 맥도날드의 성공요인은 고객의 세심한 부분을 배려한 디테일과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있다.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큰일도 이룰 수 있다

'대충', '아마도', '그럴 수도 있다'라는 말은 "고객을 잃는 마법의 표현"이다. 대충 만들어서 정상을 유지할 수 있는 분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특히,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은 일이란 없다. 이론과 실전이 다른 이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작은 부분들이 현실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교과서 속의 세상과 달리 현실에서는 잡다하고 복잡하며 세세한 일들의 반복이다. 대개 이런 일들은 (제대로 처리하더라도) 성과가 금방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고수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것'들에 있다. 고수들은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지만 제대로 처리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다. 또한, 그 일이 훗날 어떠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사실과 경험을 숙지하고 있다. 그래서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다루기에 이른바 '필살기'라 불리는 기술이 없다. 예컨대 '필살기'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작은 동작을 꾸준히 연마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일 뿐이다. 그 결과, 고수들은 겉보기에 평범해 보이지만 그들의 실상을 알게되면 경악할 만한 디테일을 갖춘 경우가 태반이다. 

 

 

 

 

 


|경박함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처음부터 다각화를 진행한다거나 거창한 청사진을 내세우며 자랑하는 기업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10위권에 들어가는 기업들은 모두 교묘함보다는 우직함을 내세워 착실하게 어느 한 분야에 집중했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집중'이 중요하다. 트랜드를 쫓아 충동적이며 경박하게 움직이기보다 착실하고 이성적인 태도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야말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 중의 철칙이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먼 곳에 있는 높은 산이 아니다. 자신의 신발 안에 있는 작은 모래 한 알이다. 

 

 

 

 

 


|사람의 운명은 마음가짐이 결정한다

디테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자세로부터 개인의 경쟁력이 달라진다. 사람의 역량은 마음가짐과 이에 따른 태도에 달려있다. 

 

 

 

 

 


|전략의 본질

전략의 대가로 유명한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에 의하면, 전략의 본질은 "선택과 평가 그리고 자본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여기서 선택과 평가는 조사와 연구를 의미하며,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은 전략이 결정된 후의 구체적인 실천과정을 의미한다. 

 

 

 

 

 


|전략의 목표는 경쟁업체가 아니라 고객이다

한 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경쟁업체에 의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 의한 것이다. 가령, 디테일의 왕이라 불리는 월마트의 경영자 '샘 월튼'의 성공담은 웅대한 전략이나 우여곡절을 겪은 극적인 반전과 거리가 멀다. 그의 이야기는 무덤덤하며, 심지어 지루할 정도다. 항상 고객과 관련된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본 후, 고객에게 맞는 혜택을 제공하는 일이 사실상 전부이며, 이 과정에서 요란한 이벤트나 극적인 전략 따위는 없다. 매일 수준높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순한 관리체계와 엄격한 실행이 전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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