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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는 최고의 식사 [후지타 고이치로.2019] 『좋은 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은 없다 』

by 도양강 2019. 7. 31.

고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 『콜레스테롤』

건전한 세포를 만들려면 세포를 하나하나 감싸는 막이 튼튼해야한다. 이 세포막의 재료가 되는 게 바로 고기와 달걀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다. 모든 세포막은 콜레스테롤과 단백질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새롭고 튼튼한 세포를 만들지 못한다. 세포막이 약해지면 몸에서 몇 가지 이상증상이 발생하는데 그 중 하나가 '노화'다. 채식만 하는 사람들이 마르고, 피부에 윤기가 없으며, 머리카락이 푸석하면서 실제보다 더 나이들어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리학적으로 '젊음'은 세포를 통해 만들어진다. 20대의 피부가 탱탱한 이유는 튼튼한 세포막을 갖고 있는 세포가 왕성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20대의 나이라도 콜레스테롤이 부족하면 세포의 탄력이 떨어지고, 피부가 푸석해지며 탈모가 발생한다. 즉, 콜레스테롤은 노화를 가속화시킬 수도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무조건 콜레스테롤이 나쁘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콜레스테롤이 안 좋은 것으로 인식된 이유는 '혈관'에 좋지 않다는 인식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의 주된 요인이 아니다. 동맥경화를 일으킨 혈관을 조사해보면 대개 LDL콜레스테롤이 발견된다. 이로 인해 LDL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라 확정됐고, 사람들은 HDL을 '좋은 콜레스테롤', LDL을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른다. 


과연 그럴까?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HDL(High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은 '고비중 리포단백질'이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LDL(Low 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은 '저비중 콜레스테롤'이다. 여기서 Low, High라는 단어 때문에 흔히 LDL콜레스테롤에는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HDL에는 좋은 콜레스테롤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콜레스테롤 자체가 나쁘고 좋은 게 아니라 '지질'과 결합하는 리포단백질 함량이 높고 낮음이 표시된 이름이 LDL, HDL일 뿐이다. 오히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알려진 LDL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다. 


LDL콜레스테롤을 '운반차'로 생각해보자. 이 운반차에는 간에서 갓 만들어진 콜레스테롤이 실려 있으며, 각각의 세포에 전달된다. 이에 비해 착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HDL'은 '수집차'다. 이 '수집차'는 몸에서 쓰이지 않고 남은 콜레스테롤이나 오래된 콜레스테롤을 모아서 간으로 다시 가져간다. 이렇게 수집된 콜레스테롤은 간에서 다시 재활용돼 신선한 콜레스테롤로 되살아나고, 다시 LDL콜레스테롤이 돼 신체 각 부분으로 운반된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좋은 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의 차이는 역할이 다른 것에 있을 뿐이다. '좋고' '나쁨'이 있다는 사실은 오해다. 좋은 콜레스테롤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고, 나쁜 콜레스테롤 역시 몸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셈이다. 그래서 건강을 위해 LDL을 무작정 줄이다보면 몸의 중요한 세포를 만들어내는 콜레스테롤이 적절하게 운반되지 않고, 노화가 앞당겨지고 면역이 떨어진다.


HDL -> 수집 콜레스테롤

LDL -> 운반 콜레스테롤


그렇다면 왜 HDL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린 것일까? 그 이유는 HDL에 들어있는 '레시틴'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레시틴은 지질의 일종으로 물과 기름을 결합시키는 강력한 유화작용을 한다. 


LDL이 운반하고 남은 많은 콜레스테롤을 HDL(수집 콜레스테롤)에 들어있는 레시틴이 결합해서 혈관벽을 깨끗하게 만들어준다. 또, 간에서 재활용되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콜레스테롤은 레시틴과 결합해 담즙이 되고 대변과 함께 배설된다. 레시틴은 달걀 노른자에 많고, 대두, 작은생선, 장어에도 많이 함유돼 있다. 


LDL, HDL자체가 혈관을 막히게 만드는 요인이 아니다. 이들은 그냥 운반체다. 혈관이 더러워지는 동맥경화는 LDL콜레스테롤이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서 산화되었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이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으면 리포단백질이라는 콜레스테롤 포장재가 산화되면서 망가진다. 이때 리포단백질에 쌓여있던 콜레스테롤 본체까지 산화돼 과산화지질이라는 유해물질로 변질된다. 과산화지질은 혈관에 상처를 내고 약하게 만든다. 


파괴된 혈관을 원래대로 고치려면 콜레스테롤이 필요한데, LDL콜레스테롤은 재빨리 혈관에 도달해 상처를 복원한다. 이때 활성산소 발생량이 너무 많으면 염증이 발생하고, LDL콜레스테롤이 환부에 축적된다. 


만일 축적된 LDL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굳어지며, 염증 부분이 부스럼처럼 부풀어오르는데(플라크 발생) 이것이 동맥경화이다.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은 플라크가 원인이다. 플라크가 혈관벽에서 떨어져 혈전이 되고 심장으로 흘러가면 심근경색, 뇌의 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된다. 뇌출혈은 뇌혈관이 취약해지면서 찢어져서 발생한 질환이다.


이처럼 동맥경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이해하면, 주의해야 할 것은 고기나 달걀이 아니라 '활성산소'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동맥경화의 주요인 '활성산소'에 관한 이야기는 없고, 고기나 달걀을 먹지 말라는 이야기만 흘러나온다. 그 이유는 '의료인' 입장에서, 위의 과정을 모두 설명할 시간에 그냥 고기를 먹지 말거나 줄여라는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문제는 콜레스테롤이 아닌 『활성산소』

콜레스테롤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활성산소'다. 활성산소를 관리해주면 콜레스테롤은 건강한 세포생성에 유익하다. 하지만 이를 무시한 채, 무작정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기 위해서 야채만 먹다보면 콜레스테롤 자체 생성량이 줄어들어, 인체가 무너진다. 콜레스테롤 절대량이 부족하면 운반차(LDL), 수집차(HDL)가 좋고 나쁜지에 관한 평가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혈관건강을 위해서 콜레스테롤보다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은 '레시틴'과 '활성산소'다. 레시틴을 먹어서 HDL수치를 높이면, 유화작용을 통해 LDL이 운반하고 쌓여있는 재고량을 인체 밖으로 배출할 수 있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더라도 활성산소 생성량이 적다면 플라크가 생성될 확률이 낮다. 결국 '레시틴'과 '활성산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에 따라 혈관건강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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