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효과, 사람들의 선택을 사로잡는 방법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연구진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연구하기 위해서 소파를 갖고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소비자들에게 가구 카탈로그에 실린 두 종류의 소파 중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택하도록 했다. 

 


[1차 실험]

 

소파 A : 푹신하고 편안하지만 내구성이 부족하다.

소파 B : 다소 딱딱하지만 내구성이 좋아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실험결과, 소파 A를 선택한 소비자들은 42%였고, 나머지 58% 소비자는 소파 B를 선택했다. 8% 차이로 소비자들은 내구성이 좋은 소파 B를 선택했다. 뒤이어 연구진은 내구성이 좋은 소파 2가지를 추가했다. 1차 실험에서 소비자들은 내구성이 좋은 소파를 더 선호했기 때문에 푹신한 소파는 추가하지 않고, 내구성 좋은 제품 2개만 더 추가한 것이다.

 

 


[2차 실험]

 

소파 A : 푹신하고 편안하지만 내구성이 부족하다.

소파 B : 다소 딱딱하지만 내구성이 좋아서 오래 사용가능하다.

소파 C : 다소 딱딱하지만 내구성이 아주 좋다. 

소파 D : 다소 딱딱하지만 내구성이 좋고, 오래 사용한 소재를 사용했다.


 

2차 실험결과는 어땠을까? 결과는 놀라웠다. 1차 실험에서 42%의 선택을 받았던 푹신한 소파 A의 선택률이 무려 77%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내구성이 좋은 소파의 선택지가 많아지자 사람들은 오히려 푹신한 소파의 기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뭔가 다른 부분이 과도하게 주목되며, 중요성이 부각되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초점 효과'라 한다. 

 

소파 A와 B는 처음부터 장단점이 분명했다. 선택지가 2개였을 뿐, 각각 장단점이 뚜렷했기에 사람들은 혼란을 겪지 않았다. 반면, 비슷한 장점을 갖고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자, 다른 제품과 확연한 차이점을 갖고 있는 제품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현재 원하는 제품보다 가장 주목받는 제품을 선택했다. 

 

초점 효과를 인간관계에 접목해보면 '매력'을 이해할 수 있다. 매력이란 남다름이다. 여기서 '남다름'은 상대에게 발견될 수 있어야하며, 이에 대한 인상이 긍정적일 때(재미, 감동, 신선함, 등..) 당신은 다른 이들의 호감을 살 수 있다. 가령, 특정 모임의 구성원들이 모두 큰 키와 재력을 갖고 있다면, 당신은 남다른 직업이나 기술 또는 옷차림, 호감가는 표정과 같은 요소로 남들과의 차이점을 드러낼 수 있다. 

 

사람들은 왜 '남다름'에 매력을 느끼는가? 비밀은 뇌에 있다. 조건이 비슷한 상황에서 과도한 정보가 유입되면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이 많아지면 결정은 어려워지고, 뇌는 '상황 회피'명령을 내린다. 이를 '분석 마비(Analysis Paralysis)'라 하는데, 분석 마비에 따른 심리적 모순을 '선택의 역설(The Paradox of Choice)'이라 한다. '분석 마비'의 대표적 사례는 '귀차니즘'이다. 귀차니즘은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다. 정보가 부족한 시대에는 선택 항목이 많지 않았고, 뇌가 상황을 회피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사람은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을 좋아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는 오히려 교착 상태를 만든다. 이러한 선택의 역설은 결혼 시장에도 존재하는데, 산업시대(80~90년대)는 부모님이 정해준 상대를 만나 선을 보고 결혼했다. 당시에는 직업의 종류도 현재보다 단순했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한정되었기에 주변 인맥도 다양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직업은 다양해졌으며 특정 조건 한, 두가지 만으로도 결혼상대에 관한 선택지는 넘쳐난다. 너무나 많은 선택지 앞에서 정작 진심으로 원하는 상대를 착각하거나 잊어버리게 된다.(소파 실험 결과)

 

 

결론적으로 선택지가 너무 많다면, 감성보다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가령, 처음부터 자신이 원했던 리스트를 손에 꼭 쥐고 하나씩 체크하는 식이다. 특히 사람들이 이상할만큼 광적으로 열광하는 것들은 실제 자신이 원했던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보량이 급증할수록 초점효과에 따른 선택의 역설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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