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이들을 위한 안내서」 『라이언 홀리데이 저/유정식 역 | 흐름출판 | 2019』

포지셔닝


 결론적으로 크리에이터 대신 모든 일을 알아서 처리해주는 출판사나 천사 같은 투자자, 프로듀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작품을 끝내고 남의 손에 넘겨주는 것으로 창작이 끝났다는 착각을 해서는 안 된다. 크리에이터의 작품은 벤처기업의 프로젝트 결과물처럼 반드시 검증받아야 하고 개선되어야 한다. 절대로 당신이 공들여 작업한 결과물을 남의 손에 맡기지마라. 


작품을 만든 사람, 크리에이터가 세상에 말을 하지 않으면 세상 그 누구도 당신의 작품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크리에이터는 길모퉁이의 잡초마냥 가만히 남의 눈치나 보며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대중에게 말해야 한다. 그것도 아주 분명하게 말을 해야 한다. 작품을 편집하고 수정하며, 목표 대상에게 맞는 제목을 갖추기까지 과정이 창작과정에 맞먹는 시간만큼 투입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한다. 그래야만 크리에이터가 가득한 이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창문을 열고 아무나 사랑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목표로 했던 사람들에게 알맞은 접시와 데코레이션을 준비한 뒤, 확실하고 분명한 어조로 말하라.(이는 사랑을 쟁취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 어려운 과업을 수행할 최적의 사람은 마케팅 담당자, 편집자도 아니다. 바로 크리에이터 자신이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은 그저 창작하는 일에만 매진하려 하거나 '아이디어꾼'이기를 바란다. 사람들에게 말하는 두려움 때문에 작품을 내자마자 다시 창작에 몰두하거나 아이디어를 준비하는 경우가 허다다. 그 이유는 자신의 작품을 홍보할 사람을 누군가에게 대신 맡긴다면, 작품이 안 되는 핑계 역시 그 사람에게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아닌 '홍보담당자'가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악순환 반복) 


 작품의 최고 장점과 의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홍보 담당자가 아니다. 바로 크리에이터, 당신이다. 작품 개선에 관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가장 잘 낼 수 있는 사람도 크리에이터 당신이다. 누군가의 충고를 듣고 직감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도 크리에이터 당신이다. 결국 당신 밖에 없다. 프로젝트의 실패와 성공은 전적으로 크리에이터 본인에게 달려있다. 유일하게 도움되는 사람이라면 작품에 관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외부의 목소리일 뿐이다. 이 역시 최종 수정과 선택은 크리에이터 스스로 해야한다.


"위대한 게츠비"는 여러 번 출판이 거절됐고, "WD-40"이란 윤활유 이름은 제작자들이 적절한 제조법을 찾아내기 위해 40번이나 개선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을 내자마자 곧바로 위대하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작품을 냈다면 이제 시작이다. 무수히 많은 피봇을 통해 대중들의 생각을 읽고, 직감을 살려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것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는 오직 크리에이터 본인만이 알고 있다. 모든 창작물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성장을 한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무시하거나 피해버린다. 다른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기 싫어하고, 협의하거나 냉철한 질문을 던지는 데에 관심을 두려하지 않는다. 




피드백

 아마존에서는 피드백을 갖는 과정을 이론적으로 접근한다. 아마존은 개발하려는 앱에 관해 "한 문장, 한 문단, 한 페이지로" 반드시 기술하는 과정을 갖는다. 이때, 한 문장, 한 문단, 한 페이지로 정리되지 않는 프로젝트는 아직 생각의 정리가 되지 못한 상태로 간주하며, 이러한 상태의 프로젝트들은 쓸모없는 제품이 개발될 확률이 높다고 자체적으로 판명된다. 크리에이터가 목표라면, 아마존을 따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음 질문을 노트나 워드 프로그램에 적어보자.


이것은 ( ① )을 하는 ( ② )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 ③ )하는 것을 돕는다 


첫번째 괄호는 누구를 목표로 하는지 기록한다. 목표를 뚜렷하게 인식하기 위해서는 "이것은 (  )을 위해 (  )을 하는 (  )이다"와 같은 식으로 수정하더라도 무방하다. 단, 첫번째 괄호를 기록할 때, '모든 사람', '나 자신', '특정 책을 읽은 사람들(너무 좁은 범위)'를 피해야 한다. 작품을 접하는 대상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애매모호하거나(ex.똑똑한 사람)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콘텐츠의 혜택을 누릴 대상이 누구인 확실히 정해야한다. 그래야만 정확히 그들에게 '바이럴'된다. 누구를 위해 만드는 작품인지 크리에이터가 정확히 말할 수 없다면, 위대한 작품은 나오기 어렵다.   


두 번째 괄호는 어떤 프로젝트인가를 언급하는 부분이다. 책일수도 있고, 실험적인 작품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일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어떤 장르"에 해당하는 것인가를 적어야 한다. 여기서 왜 장르가 중요할까? 장르를 정확히 알면 관습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독창성을 담보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는 프로젝트의 성패가 어떤 변수에 달려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장르의 관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무엇을 비틀고 뒤엎으면 위험이 뒤따를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비록 모호한 직감이라고 해도 자신이 무엇을 만들고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장르를 알아야 하고, 한 문장, 한 문단, 한 페이지로 프로젝트를 정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아마도 비워져있는 괄호를 채워서 프로젝트와 거리가 먼 제3자에게 보여준다면, 꽤 괜찮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에서 명시한 정의작업은 프로젝트의 시행착오를 줄여준다.



 

포지셔닝 || 패키징 || 피칭

 크리에이터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부터 '포지셔닝', '패키징', '피칭'은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포지셔닝"당신의 프로젝트가 무엇인가""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말한다. 패키징 "그것을 무엇으로 보이게 만드는가""어떤 이름으로 부르는가"를 의미한다. 피칭은 곧 판매로써, "프로젝트를 어떻게 묘사하는가""목표 대상에게 무엇을 제공하는가"를 말한다. 이 세 가지 모두 필수적인 요소이며, 이들은 각각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만일 이 세 가지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신경 끄세요. 나는 나대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을 뿐이예요"라는 말을 세상에 던지는 것과 같다.


적어도 크리에이터라면, 자신의 작품 및 창작활동에 심혈을 기울였을 것이다. 따라서 "그냥 골라요"라고 대충 말해서는 안 된다. 탁월하게 보일만큼 훌륭한 패키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최선의 패키징을 위해서 다음 질문에 관한 답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 이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이것이 그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

- 이것은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가?

- 이것은 왜 특별한가?

- 사람들이 왜 이럿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위의 다섯 가지 질문 자체가 마케팅이다.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게 무엇이 됐건, 목표를 분명하게 구체화하는 것은 필수다. 마케팅 과정에서 크리에이터가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집중의 분산"이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 자신이 제작한 작품들은 모두 최고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집중해야 한다. 가령, 자신의 인생에서 뭔가 엄청나게 놀라웠던(감동받은) 성과를 이뤄냈 때를 생각해보자. 엄청난 결과 이전에는 스스로 놀랄만큼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했던 때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 최고의 결과 이전에는 최고의 집중력이 숨어 있다. 반대로 최악의 결과 이전에는 산만함, 흐트러짐이 존재한다.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동시에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일에 당신의 자원 100퍼센트를 쏟아부어라. 이는, 비단 크리에이터만의 문제는 아니다. 누군가의 몰락과 불행 이면에는 동시에 여러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하는 인간의 타고난 욕심이 숨어 있다. 목표달성에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는 절망에 빠져 우왕좌왕대는 사람들이 만든 수많은 길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한번에 하나씩 목표를 설정하고, 폭발하듯 열정을 불태워라. 그리고 잘못된 길을 기웃대지 마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옳은 길을 간다는 믿음을 가져라


만일, 당신이 오페라 가수라면, 팝 가수와 자신을 비교하거나 MTV가 왜 자신을 불러주지 않는지 의아해 할 필요가 없다.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은 산만해질 수가 없다. 자신을 스치고 지나가는 모든 빛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스스로 부여한 과제를 진정 달성하고 싶다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또 쏟으며 스스로 불태워라. 더욱이 자신의 목표가 영원불멸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그런 목표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과 애써 비교하며 자신을 평가하거나 폄하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의 흐름과 욕구에 흔들릴수록 당신이 결심한 위대한 길과 점차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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