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전략의 거장으로부터 배우는 좋은 전략 나쁜 전략」

좋은 전략을 만들기 위한 방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 1 지렛대 활용하기

좋은 전략은 행동과 자원을 집중함으로써 최대 역량을 확보한다. 특히, 핵심적인 목표에 맞춰진 초점은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또, 이와 같은 역량의 원천이 바로 지렛대이며, 기업의 전략은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점에 지렛대를 설치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즉, 축이 되는 지점을 찾아서 힘을 집중하는 것이 바로 지렛대를 활용하는 비결이다. 그리고 지렛대를 잘 활용하려면 받침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를 알아야 하는데, 받침점은 자사의 핵심역량을 파악함으로써 찾을 수 있다. 대개, 받침점은 노력의 효과를 배가하며, 받침점을 정확히 알 수만 있다면 비교적 작은 조정으로도 엄청난 힘과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받침점은 지금껏 충족되지 않은 수요나 개발되지 않은 역량 속에 있는 경우가 많으며, 경쟁자의 힘과 역량 그리고 주장과 현실 사이의 불균형에 있다. 

 

가령, A,B라는 사람에게 사업자금 5000만원이 주어졌을 때, 5000만원을 어디에 어떻게 집중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면 IT기업에 주식투자를 할 수도 있고,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자신이 직접 프로그램을 출시할 수도 있다. 또, 농업분야의 전문가라면 농산물 유통이나 생산에 관련된 곳에 자본금을 집중해서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즉, 같은 자본도 각각의 핵심역량과 수준 그리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만일, 프로그래머 A가 건설업계에서 창업한다면 아무리 집중한들 지렛대 효과가 두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실패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지렛대 전략을 잘 활용하려면 세상이 상대평가로 둘러쌓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가령, 동물의 세계를 생각한다면, 초식동물에게 절대평가는 의미가 없다. 포식자보다 조금 더 뛰어난 특별한 능력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야생에서는 인간 사회의 대회처럼 점수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지 않는다. 다른 동물보다 상대적으로 뛰어나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 요컨대, 중요한 점은 '상대적 우위'가 인간 사회의 현실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인간 사회 역시 지렛대는 상대평가의 핵심이며, 돈 그 자체는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돈은 자격증, 학점, 아이큐 등과 같은 절대평가 점수를 따지지 않는다. 돈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이 불공평할 뿐이다. 따라서 성공을 위해서는 돈이 공정해지는 위치에 지렛대를 놓아야한다. 즉, 지렛대 전략은 자신의 강점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지에 관한 설계다. 결국, 자신의 강점을 찾고, 빈틈(약점)을 찾아서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 2 근접목표 설정

많은 전략서는 상황이 불확실할수록 긴 안목을 가져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이 조언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불확실하면 일단 시야가 흐려진 상태가 되는데, 이럴 경우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해야 앞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바닷가에 도착할 수만 있다면, 조개와 물고기가 널려 있겠지만, 문제는 가는 도중에 먹을 만한 양식이다. 그러므로 장기적인 전략은 필수적으로 현실에 기반한 전술이 뒷받침 되어야하며, 미래가 불확실하면 멀리 내다볼 것이 아니라 우선 현재 확보가능한 입지부터 조금씩 강화해가야 한다. 이에 대해, '허버트 골드해머'는 체스에서 공수의 원리를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고수는 대개 입지를 강화하는 수를 찾는 데 주력한다. 당장 눈앞의 말을 노리는 수나 경기를 단번에 끝내려는 수만 두면 경기를 지기 십상이다. 고수는 자기 말의 이동성을 높이고 적 말의 이동성을 낮추며, 자기 진영을 강하게 만들고 적 진영을 약하게 만드는 안정된 패턴(운영)을 구사한다. 그리고 충분한 경쟁우위를 확보했을 때 취약한 입장에 놓인 적 진영을 향해 전술적 움직임을 구사한다"


 

병법에서는 조금씩 승기를 잡아가는 전술을 두고 '정병술'이라 한다. 반면, 기습(속임수와 시간차를 이용)으로 허를 찌르는 전술은 '기병술'이다. 요컨대, 기병술은 반드시 정병술의 기반위에 세워져야 한다. 정병이 없는 상태에서 기병으로 승부를 끝내려한다면 극단적인 전술을 세울 수밖에 없고, 극단적인 전술은 결국 상대적 피로감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결국, 전쟁은 상대평가이며, 상대보다 더 피로한 상태라면 미래는 없다. 특히, 한끝 차이로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는 작은 차이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고수는 단 한수로 끝내려는 전술보다는 조금식 점수를 획득하며 상대를 압박한다. 그리고 이 정도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전세의 흐름을 읽을 수 있고, 많은 경험과 지식으로 '기병','정병'의 구분없이 여러 전술을 이해하고 있어야 가능하다.

 

 

 

 

 

 


| 3 우월성을 확보하라

품질은 양으로 대체할 수 없다. 가령, 택배회사는 인력을 더 많이 투입함으로써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지만 영화업계는 특정 감독이 교체되면, 다른 수백명의 스탭이 붙어도 그 공백을 메울 수 없다. 이와 같이, 질적으로 대체불가능한 것을 전략에서는 '제한 요소'라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전략가들은 '제한 요소'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가령, 토지의 경우, 시끄러운 고속도로에 가깝다는 것은 제한 요소가 된다. 아무리 고급 자재로 집을 떡칠한들 소음이 집의 가치를 제한하기 때문이다. 즉, 투자자는 투자상품에 대한 제한요소에 따라 가치를 책정할 수 있어야하고, 또 이에 따라 실력이 결정된다. 제한 요소가 바로 투자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경영에서도 제한요소는 경쟁우위의 원천이다. 그래서 제한요소가 독보적인 기업들은 경쟁사들의 모방에서도 자유롭다. 만일 경쟁사가 독보적인 제한요소를 가지고 있는 기업을 모방할 경우, 기존 사업체제를 전부 바꾸지 않으면 안 될 정도라면 모방은 곧 비용이 되고 비용은 낭비로 이어진다. 책에서는 '독보적인 제한요소'를 갖춘 기업으로 '이케아'를 소개한다. 고객이 직접 가구부품을 조립해서 사용하는 '이케아'의 경우, 제한요소가 독보적이라 말할 수 있다. 만일 경쟁사들이 이케아를 모방하려면 아래 3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된다.

 


1] 핵심 활동들이 고유한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

2] 핵심 활동들이 효율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3] 핵심 활동들이 사슬형 시스템을 형성해야 한다


 

이케아는 디자인에 집중할 뿐, 나머지는 창고형 매장과 협렵사에 일임한다.(고객 포함) 이케아는 외주 생산을 하는 대신 디자인과 물류만을 관리하기에 영업 인력이 필요없다. 즉, 제품매장이 창고이며(효율성), 제품생산에서 판매와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두 사슬처럼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이케아와 경쟁하려는 기업은 단순히 어느 한 분야만 따라하는 것으로 부족하다. 생산에서 유통 및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확보해야한다. 결국, 가구업계에서 이케아의 제한요소는 독보적이며, 이는 경쟁우위 전략 중에서도 상급에 해당한다. 

 

 

 

 

 

 


| 4 초점 맞추기 전략

주식회사 '크라운'은 음료를 담을 수 있는 캔과 플라스틱을 생산한다. 크라운은 35년 동안 연간 평균 19퍼센트라는 주주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주로 단가와 영업을 기반으로 하는 캔 업계 경쟁을 감안한다면 실로 놀라운 기록이다. 그런데 크라운은 어떻게 경쟁이 극심한 시장에서 매년 19퍼센트의 주주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라운은 경쟁우위에 '초점'을 맞췄다. 크라운은 경쟁사보다 훨씬 비싼가격을 제시하는 한편, 안정적인 협력사를 찾는 것에 비용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른 기업과 달리 단가에 표준을 맞추지 않기 때문이다. 크라운의 유동적인 생산시스템은 트랜드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기에 적당했고, 그 결과 단가에 맞춰 생산하기보다 생산에 맞춰 단가를 책정할 수 있었다. 상식적으로 평균적 품질의 캔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업체들은 고객사와 장기적인 계약에 의존해야 하므로 단가경쟁에 사활을 걸어야한다. 반면, 생산 시스템에 초점을 맞춘 크라운은 특정 고객사에 전속될 필요가 없었고, 이는 유일했다.

 

예컨대, 크라운의 전략은 간단하다. 먼저, 맞춤형 주문을 받을 수 있는 단기생산 기술과 시스템을 구축한 뒤, 단기 계약만을 체결함으로써 표준보다 비싼 단가를 책정했다. 이로써 크라운은 가격경쟁에 신경쓸 필요가 없었고, 거래처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맞춤형 시스템은 결국 음료 생산업체들이 반강제적으로 크라운의 고가격 정책에 동의할 수밖에 없게끔 했으며, 크라운의 요구가 곧 가격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표적시장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구사한 크라운은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두는 회사가 되었다.

 

마케팅에서는 크라운과 같은 전략을 '유효시장 선점전략'이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경쟁사와 다른 받침대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또 거기에 특화된 지렛대와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시장에서 살아남아 성공하고 있는 기업들은 저마다 특화된 전략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소리소문 없이 시장에서 사라진 신생기업들은 초기에 제대로 된 전략을 갖추지 않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단순히 기업가 정신만 외쳐본들 초점이 맞지 않으면, 값비싼 카메라도 일회용 카메라보다 못한 법이다.

 

 

 

 

 

 


| 5 변화의 방향을 읽는 방법 "nVidia"

변화의 방향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또 지금껏 완벽하게 예측한 사람도 없었다. 다만, 예측이 좀더 높은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아래 소개될 5가지 단서를 통해 변화의 안개 속에서 경쟁자보다 조금 더 밝은 시야를 감지했을 뿐이다. 시장은 상대평가이며, 작은 제한요소만으로도 경쟁우위를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모두 안개속에 있다면, 조그마한 단서라고 갖고 있는 쪽과 그렇지 못한 편의 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진다. 이와 관련한 아래 5가지 방법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5-1 방향 길잡이 「고정비용 상승」

방향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신호는 '고정비용'이다. 특히, 개발비용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업계가 있다면, 조만간 해당 업계는 큰 구조조정을 겪게 된다. 대개 고정비용이 증가하더라도 대기업들은 최후에 쓰러지며, 대기업들이 작은 기업으로부터 고정비를 줄이려는 여러가지 변화가 바로 구조조정이다. 가령, 인건비의 상승(고정비)으로 인한 무인시스템의 가속화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불러올 것이다. 이와 같이,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경제신문을 접할 때는 위기라는 단어에 현혹되기보다 '고정비'가 상승하는 분야가 어디인지를 눈여겨 찾아봐야한다. 고정비의 변화가 발생한 위기를 찾는다면, 틀림없이 해당 업종의 어느 부분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발생할 것이다. 현재 고정비용이 상승하는 분야가 어디인가?

 

 

5-2 방향 길잡이 「규제 완화」

규제 완화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기도 하고, 기존의 산업기반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국가가 있는 한 '규제'는 미래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특히,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대통령 및 여야당이 바뀔 때마다 규제와 관련된 큰 변화가 발생한다. 북한, 외교, 금융, 항공, 방송, 환경, 식품 등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규제가 바뀌면, 업계의 흐름도 변한다. 

 

 

5-3 방향 길잡이 「예측 편향」

현재 변화가 거의 확실시되는 분야가 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과 전기자동차, VR & AR(MR), 무인 로봇 등 이와 같은 분야는 언론에 많이 공개되고 있으며, 일반인도 관련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결과 모두 똑같은 미래를 예측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진다. 하지만 경기 사이클은 돌고 도는 법이며, 미래예측은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다. 문제는 대다수가 전망한 예측이 맞지 않았을 '때'이며, 이 경우 큰 파장이 발생한다. 심지어 뻔한 예측조차 빗나가는 경우는 꽤 많은데, 그 이유는 변화의 주체를 기존 강자로 계속 생각하는 '편향된 태도' 때문이다. 예측이 어려운 이유는 변화의 주체가 가려져있고, 기존 강자는 드러난 것에 있다.

 

예를들어,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생각해보자. 다수 전문가와 언론은 디지털 카메라 시대의 강자는 코닥과 후지라고 예측했다. 결과는 어떤가? 코닥은 사라졌고, 후지는 사업분야를 바꿨다. 같은 맥락에서 스마트폰 시대의 강자는 노키아, 모토로라가 아닌 애플과 삼성이었다. 전기차, 인공지능, 콘텐츠의 시대의 강자는 누가 될 것인가? 최소한 기존 강자의 입장에서만 예측해서는 안 된다. 기존강자의 아우라에 압도당하면, 새롭게 떠오르는 새싹을 보지못한다. 이것이 예측편향의 함정이다.

 

 

5-4 방향 길잡이  「기존 강자의 대응」

대형 유조선을 정지하려면 엔진을 역회전시켜야 하는데, 이때 1.6km 정도는 더 나아가서 정지한다. 이른바 관성의 법칙이다. 사회적 현상도 변화에 저항하는 관성이 존재한다. 기업의 관성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가로막는다. 대변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프로그램을 추진하더라도 기본적인 관행을 바꾸는 데에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인간을 포함한 물질계는 본능적으로 안정적인 자리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갖는다. 

 

경제신문을 보면 대기업들의 관성과 엔트로피를 찾을 수 있다. 과거 IBM은 S/W분야의 성장을 미리 예측했고, 노키아는 스마트폰 선도기업이었으며, 코닥필름은 디지털 카메라 시대를 미리 준비했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새로운 분야의 강자가 되는데 실패했다. 그 이유는 관성과 엔트로피의 영향을 받아 안정된 상태로 회귀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대 조직과 기업이 몸부림치는 방향을 읽고, 관성에 허덕이는 모습또한 함께 읽어야 한다. 대개 이들이 예측하는 미래는 정확하다. 문제는 실행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기존 강자가 지목한 곳에는 항상 새로운 기업들이 싹트고 있다.

 

기회의 문은 기존강자의 관성과 엔트로피 사이에 있다.

 

 

5-5 방향 길잡이 「끌개 상태」

어떤 산업이건 끌개 상태가 있다. 끌개 상태란, 수요와 기술의 변화에 따라 최대한의 효율을 발휘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진화의 기준을 말한다. 만일, 끌개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변화의 파도에 수월하게 올라탈 수 있다. 

 

끌개 상태는 산업의 진화 방향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그리고 끌개 상태는 일반적인 비전과 달리 효율성을 지향한다. 가령, A방향이 '기술혁신', B방향이 '효율성'이라면, 기술혁신이 아닌 효율성이 승리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간혹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야를 예측하는데 완전히 실패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래의 주체는 신기술과 혁신을 주도하는 과학자들이 아닌 일반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신기술과 혁신도 도구일 뿐이며, 일반인들은 복잡한 기술보다는 쉽고 빠른 것(효율적)에 열광한다. 

 

그러므로 끌개 상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촉진제와 장애물을 파악해야 한다. 가령, 공중파 방송이 유투브에 잠식당하는 이유는 모바일에 특화된 콘텐츠들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며, 성능좋은 스마트폰이 촉진제 역할을 한 결과다. 또, 무제한 이용료의 등장으로 장애물이 사라진 점 역시 끌개상태를 유발했다.


 

 

**모범적인 케이스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컴퓨터 조립을 한번이라도 기웃거려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회사명이다. 그래픽카드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단기간에 인텔을 비롯한 강자들을 제치고 고성능 3D 그래픽 칩 시장을 장악해버렸다. 

 

결론적으로 엔비디아의 급부상은 전적으로 뛰어난 전략 덕분이었다. 엔비디아는 '진단', '추진 방침', '일관된 행동'이라는 전략의 중핵을 명확하게 따랐다. 또, 이들의 성공에는 정확한 예측, 복잡성을 줄이는 추진 방침, 설계의 힘, 초점, 경쟁우위의 활용, 변화의 파도 활용 같은 뛰어난 전략의 구성요소들도 한몫했다.(성공에 있어)  특히, 엔비디아가 초점을 맞춘 요소는 '속도'였다. 엔비디아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성능 개선 경쟁을 주도하면서 빠른 출시 패턴을 유지했다. 경쟁사 인텔의 개발 주기는 CPU와 비슷한 18개월에서 24개월 사이였다. 반면, 3D 그래픽 시장의 개발 주기는 6개월에서 1개월 정도였기에 인텔은 빠른 3D 그래픽의 개발 주기를 따라잡지 못했다. 인텔 입장에서 3D 그래픽 칩 개발은 부가적인 사업인데, 부가적인 사업을 위해 전체 개발 공정을 재설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결과, 인텔은 2009년 12월 3D 그래픽 칩 개발 프로젝트를 취소했고, 엔비디아는 '빠른 개발주기 전략'이 성공하리란 점을 확신했다. 하지만 엔비디아 역시 초기에는 18개월 개발 주기를 극복하지 못했지만 놀랍게도 어느 시점부터 6개월 주기로 3D 그래픽 카드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고성능 3D그래픽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란 점을 확신한 엔비디아는 3개의 개발팀을 만들었다. 그리고 각 팀은 업계 표준이라 할 수 있는 18개월 개발 주기에 따라 제품을 개발했고, 덕분에 3팀의 개발 일정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엔비디아는 6개월마다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또, 개발 주기가 짧아짐에 따라 엔비디아는 지연을 줄이기 위한 대책에도 집중했는데, 설계 오류를 줄이고자 시뮬레이션 · 에뮬레이션 기술에 R&D 자본을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메인보드 제조사에서 개발하던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도 자체 제작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드라이버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에뮬레이션 설비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는데, 에뮬레이션 설비를 통해 실제 칩이 생산되기 4~6개월 전부터 드라이버 개발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마침내 개발 주기 가속화에 성공한 엔비디아는 매번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성능이 향상된 신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고, 이는 상당한 광고효과를 유발했다. 또한 엔비디아의 엔지니어들은 경쟁사 직원들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뛰어난 학습효과를 누렸다. 그 결과, 엔비디아는 ATI사를 제외한 모든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속도를 확보했다. 

 

 

 

 


| 좋은 전략이란

결국, '좋은 전략'은 무엇일까?

 

일단, 좋은 전략은 연역법이 아니다. 연역법은 누구나 도출할 수 있기에 결정적인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고로, 가설 + 유추를 통한 가추법에 의해 좋은 전략이 탄생된다. 다만, 전략의 생명은 결국 추측대로 통해야 하는 것인데, 통하지 않으면 좋은 전략의 모든 요건을 갖추더라도 의미가 없다. 결국,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고유한 지식이며, 이는 경험을 통해 축적할 수 있다. 즉, 좋은 전략은 어렵게 쌓은 지식의 토대 위에 수립된다.

 

그리고 좋은 전략은 가설, 집행은 실험이다. 뛰어난 리더는 실험 결과로써 통하는 것과 통하지 않는 것을 배우며 끊임없이 전략을 조정한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기존 지식의 한계를 넘어야 하며, 이를 피하는 지름길은 없다. 어떤 전략이건 성공이 100% 보장되는 가설은 없다. 항상 실행 과정은 수많은 모호성과 불안으로 뒤섞여 있지만 동시에 기회도 공존한다.  뛰어난 전략을 세우는 문제는 뛰어난 가설을 세우는 문제와 동일한 논리적 구조를 가진다. 따라서 좋은 전략은 결국 시장에서 무엇이 통할지에 대한 가설이며,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정보에 토대를 둔 판단이 되어야한다. 

 

 

 

* 연역법의 한계

엔지니어들은 연역적 체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때 '크랭크를 돌린다(winding the crank)'라고 표현하는데 이는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경영에서는 크랭크만 돌려서는 완벽한 사업계획안이 나오지 않는다. 전략 수립은 단순히 크랭크를 돌리는 연역적 사고가 아닌 가설적 사고가 필요한 일이다.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은 단순히 물량을 늘이는 데에 있지 않다. 전략을 수립하려면 연역적 문제로 대하는 편리한 태도를 버리고 귀납, 유추, 판단, 통찰을 거쳐야 한다. 

 

새로운 전략, 가설, 이론은 수학적 결과가 아니다. 과거의 지식을 조합한 결과는 말 그대로 조합일 뿐이며, 새로운 이론과 가설은 창의적 통찰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전략이 가설적 사고라면, 전략은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예측한다. 단, 전략의 궁극적인 가치는 사실 여부가 아니라 성공 여부로 판가름난다. 즉, 좋은 전략은 반드시 경험적이고 실용적이어야 하며, 시장의 수요와 인간의 행동 그리고 조직 관리에 관한 개념이 완벽하더라도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 유능한 경영자는 과학자다

가설, 데이터, 이례적 사실(충격), 새로운 가설, 데이터로 이어지는 학습과정은 성공한 기업가들의 공통적인 요소다. 가령,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는 미국 시애틀의 스타벅스 전문점에서 일하고 있던 중 이탈리아로 여행을 갔다. 그는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바에서 특이한 발견을 했는데,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바는 슐츠가 구상했던 자신만의 커피전문점에 대한 가설을 어느정도 구현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다른 이탈리아의 고급스러운 커피 문화는 그에게 이례적인 충격이었다. 미국의 페스트푸드점과 비슷한 인스턴스 커피문화와 달리 이탈리아의 에소프레소 바는 세련되고 훨씬 비싼 가격이었음에도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이탈리아 여행에서 돌아온 하워드 슐츠는 자신이 받은 충격을 토대로 새로운 가설을 세웠으며, 시애틀에 '일 지오날레'라는 커피숍을 열었다. 이 커피숍은 이탈리아의 커피숍을 그대로 모방한 수준이었다. 인테리어를 모조리 이탈리아식으로 꾸몄고, 음악과 심지어 직원들 정장 셔츠까지 이탈리아 스타일을 그대로 베꼈다. 슐츠 입장에서는 '일 지오날레'를 통해 새로운 가설을 실험한 셈이었다. 이후, 슐츠는 이탈리아식 커피 전문점 운영을 통해 누구보다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 바에 대한 정보를 많이 확보했으며, 드디어 이탈리아어 메뉴와 오페라 음악 그리고 바리스타와 직원들의 정장 셔츠를 버렸다. 기존의 지식과 자신만의 데이터를 통해 뭔가 확신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1987년, 가설검증이 끝난 슐츠는 커피 원두를 판매하는 스타벅스의 소매 체인과 브랜드를 인수했고, 그 결과 미국식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이탈리아의 정통 에스프레소 바의 고급스러움이 통합된 스타벅스가 탄생했다.

 

스타벅스 이전시대를 돌이켜보면, 미국에서 '커피 한잔'이 갖는 이미지는 플라스틱 컵에 담아 마시는 75센트짜리 저렴한 음료였다. 그러나 스타벅스가 곳곳에 들어선 이후부터 종이컵에 담아 마시는 3달러짜리 음료가 되었다. 시애틀에 에스프레소 바를 재현하겠다는 하워드 슐츠의 가설이 실험을 통해 성공한 것이다. 

 

 

 

 

 

 


| 전략수립에서 주의해야 할 점

처음 수립한 전략은 정답이 아니다. 대안일 뿐이다. 보통, 사람들은 똑같은 문제를 접하고도 제각각 다른 대안을 내어놓는다. 하지만 같은 문제를 몇번이나 심사숙고해서 결론을 내다보면 사람들이 내어놓는 대안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가운데 결국 꽤 창의적이며 효율적인 대안 2~3가지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천차만별이었던 대안이 점차 행동에 옮길만한 가설로 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말콤 글래드웰'은 자신의 저서, '브링크'에서 첫 번째 판단이 최선인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오해로 판명됐다. 말콤 글래드웰은 눈 깜빡할 사이에 이뤄지는 판단을 믿어야하는 이유로써 직관이 종종 훌륭한 판단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지만 첫번째 판단이 최선인 상황이 흔치 않다는 것 역시 강조했다. 대개, '첫번째 선택'이 옳은 경우는 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지식을 갖고 있으며, 많은 경험을 확보한 사람의 직감을 강조하라는 뜻에서 나온 주장이었던 것이다.(ex.전쟁, 예술, 스포츠) 가령, 기업CEO 혹은 전쟁의 기로에 있는 국가적 리더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1인의 직감에 따라 수만명의 미래가 달려있는 상황에서, 1초 만에 내린 결정이 옳을까? 

 

순간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들(스포츠 활동, 예술적 평가, 등)에 있어, 생각하는 시간의 총량은(1초든 한 달이든) 판단력에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시간을 충분히 사용하며 더 많은 데이터와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결정'에서는 빠른 결정이 되려 부작용을 일으킨다. 그리고 전략은 원래 '어렵고 중요한 사안들', '답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기에 충분한 시간과 함께 깊은 통찰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직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의사 결정자들이 전략적 문제에 있어 직관적인 결정을 선망하는 경우가 많다.(신격화 함) 그 이유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누구나 심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는 안도감을 얻기 위해 어떤 아이디어든 일단 갈망하기 마련이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적어도 더 이상 길을 잃고 헤매는 느낌이 옅어지기 때문인데, 문제는 한 걸음만 나아가면 더 나은 길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의 대다수가 처음 찾은 길을 고수해버린다. 새로운 통찰을 얻으려면, 다시 길을 헤매는 스트레스를 극복해야 하는데 이는 어려운 결정이므로(자신의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직감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검증하기보다 합리화하는 데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기울인다. 특히, 경험 많은 기업인들조차 이러한 경향을 드러내며, 지식이 많을수록 고집은 더욱 세어진다.

 

요컨대, 처음 내린 판단을 검증해야만 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절대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지금껏 수많은 기업과 국가 지도자들이 감정(직감)에 따라 의사결정을 내린 탓에 여러 부작용이 발생했다. (데이터 시대에서) 이와 같은 악순환이 더이상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중핵 -> 문제 & 해결 -> 창조 & 파괴」 과정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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