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마케팅이다」세스고딘 | 2019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사람들은 대개 돈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돈, 지폐 그 자체는 그냥 종이일 뿐, 우리가 실제로 원하는 것은 그것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다. 마케팅의 제품과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대개 마케터들은 여러 도구(데이터, 애널리틱스)를 제공한다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렇게 믿어서는 안 된다. 시장에서 변화를 일으키려면 도구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꿈과 욕망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진정한 마케팅은 과제나 물건이 아니라 감정, 위상, 유대감을 판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케팅을 한답시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술에서 출발해서는 안 된다. 마케팅은 그저 방법론이나 사명에 대한 곁가지에서 출발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대신 서비스 대상인 고객의 꿈, 두려움, 감성, 그들이 추구하는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드릴이 필요하지 않듯, 우리의 제품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게 아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은 제품·서비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감정이다. 결국, 모든 제품은 한 길로 통한다. 그것은 바로 고객이 원하는 감정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용품이 아니라 감정을 거래할 때 비로소 마케팅은 가장 중요한 일이 된다.

 

 

 

 

 

 


항상 실험하라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면 일단 크게 욕먹을 일이 없다. 그러한 제품은 기준에 맞을 것이며, 긴장을 유발하지 않는다. 모두가 만족하면 누구도 불만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단, 재미없는 제품(모두를 만족시키는)에 만족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시장은 정체된 곳이다. 새로운 것과 재미없는 것은 공존할 수 없으며, 또 성장이 멈춘 시장은 대개 더 나은 것을 찾지 않는다. 그러므로 재미없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제품을 찾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새로움을 적극적으로 피한다. 

 

그러므로 마케터는 항상 실험을 통해 재미없는 것들에 저항해야 한다. 특히, SNS에 적응한 현대인들은 반응하는 주기가 엄청나게 빨라졌고, 이제 실험정신은 마케터의 기초 체력이다. 단, 다행스럽게도 기술발전은 다음과 같이 마케터에게 유리하게 발전하고 있다.

 


1] 시제품을 제작하고 시험하는 주기가 간편해지고 빨라졌다

2] 얼리 어답터를 찾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이 그 어느 때보다 저렴하고 빨라졌다


 

마케터는 나아가고 싶은 극단을 선택한 뒤, 제품을 통해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을 찾아야 한다. 그러고나서 제품이 제공하고자 하는 것을 과감하게 선보이며, 가능한 일을 시도하고, 변화를 일으키고자 하는 사람들과 협력한다. 이와 같이, 「찾기, 소통하기, 해결하기, 주장하기, 믿기, 보기, 스크랩북 만들기(검증), 시험하기」 와 같은 일들을 다르게 해석하면, '항상 틀린다'이다. 가끔 맞을 때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맞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다. 

 

 

 

 


양을 늘리는 짓은 그만하라

3만원짜리 마사지와 30만원짜리 마사지는 어떻게 다를까? 일단, '같은 것을 더 많이'제공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물량은 생각만큼 강력하지 않다.

 

청중을 더 많이 불러 모으고 가격을 크게 높이려면, 단지 더 오래 일하거나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하는 것 이상의 일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더 많은 단어', '더 큰 감자튀김', '더 요란한 스테레오'에 10배나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 여기서 '더 싼 것' 역시 핵심이 아니다. 고객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때는 다른 극단, 다른 이야기, 다른 종류의 "희소성"이 있을 때다. 다만, 여기서 '더 나은 것'이 무엇인지 마땅히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시장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거부할 수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한 무언가 비논리적·비상식적인 노력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선순환과 네트워크 효과

좋은 고객은 다른 고객을 데려온다. 그러므로 '막다른 골목'과 같은 고객에게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여기서 '막다른 골목'같은 고객이란, 질투심이 많은 고객이며, 좋은 것을 혼자 차지하려는 고객이다. 그래서 침묵하는 고객들을 의미한다. 예컨대, '막다른'이란 어감이 부정적인 이유는 막다른 골목에서는 일을 키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최고의 세일즈맨은 충성고객이다. 마케터로써 문화를 바꾸려는 시도가 결코 쉽지 않은 이유는 강력한 입소문이 퍼져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소문은 그냥 퍼지지 않는다. 좋은 제품을 제작한 뒤, 그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즉, 고객이 기대했던 가치보다 더 나아가야 마케터가 추구하는( 변화를 일으키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사례로 '팩스기 마케팅'을 꼽을 수 있다. 과거 유럽과 미국에서 '팩스기 마케팅'이 성공한 이유는 기발한 광고 캠페인이 아닌 사용자들의 입소문 덕분이었다. 그 당시, 팩스기 사용자들은 왜 입소문을 냈을까?

 

"상대도 팩스기를 가지고 있으면 더 좋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의 핵심은 '상대가 갖고 있어야 편하다' 바로 이것이다. 보통 '네트워크 마케팅'은 현란한 말솜씨로 평범한 제품과 서비스를 덧칠하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질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요즘 같은 세상에서 더이상 '덧칠하는' 마케팅은 통하지 않는다. 물론, 가끔씩 슈퍼스타가 탄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이런 접근법(과대광고, 억지포장)은 실패로 이어진다. 그것도 아주 값비싼 실패로 이어진다. '마케팅'에서는 기적이 아니라 경로를 찾아야 하고, 또 이 경로는 고객을 이끄는 일에서 시작된다. 이를 위해, 잠시 다음 질문에 답해보자.

 


1] 매일 그 회사의 제품을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가?

2] 사람들이 제품 개선을 위한 제안을 얼마나 자주 하는가?

3] 그들은 그 회사의 제품을 사랑하는가? 그 제품 덕분에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었는가?

4] 제품이 사라진다면 아쉬워할 사람들이 있는가?

5] 작은 규모에서도 성공할 수 없는데, 왜 큰 규모에서는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위의 질문은 다소 직설적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제품이 사라지면 아쉬워할 50 ~ 100명 고객조차 없다면, 마케팅에 열을 올려본들 결과는 빈손이다. 하지만 이를 무시한 채 익명의 대중이라도 잡으려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 결론적으로 (초기 기업, 자영업자) 대중을 버려야 살 수 있다. 모두를 만족시킬 방법은 없다. 대중보다는 특정 소수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위대한 그레이트풀 데드

'그레이트풀 데드(록밴드)'는 최소유효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보여주는 가장 완벽한 사례다. 우선, 그레이트풀 데드는 히트곡을 내는 것에 실패했다. 세상에는 '그레이트풀 데드'같은 밴드가 되고 싶은 가수지망생을 찾아보기 힘들다. 빌보드 차트 톱40에 오른 '그레이트풀 데드'의 히트곡은 지금껏 '1곡'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레이트풀 데드'는 히피밴드로 각인되었고, 진정한 팬들조차 히피들로 치부된다. 하지만 '그레이트풀 데드'의 창립 맴버이자 기타리스트인 '제리 가르시아'는 죽기 전까지 3억 5000만 달러를 벌었으며, 죽은 이후에도 1억 달러를 벌었다. 이는 음반 매출을 제외한 콘서트 매출만 따진 수치다. 게다가 이 수치는 콘서트 티켓 가격이 평균 23달러에 불과할 때 올린 매출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답은 '입소문'이었다. 진정한 팬들은 입소문을 퍼뜨려주며, 계속 교류하고 싶어한다. 이 원리에 근거하여, 그레이트풀 데드의 마케팅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를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 비교적 적은 청중들에게 온 힘을 기울였으며 모든 노력을 집중했다

 

- 라디오를 이용하여 대중에게 아이디어를 전파하지 않았다

그 대신 관객들에게 공연을 녹음하도록 권했고, 팬들이 직접 입소문을 퍼뜨리게 만들었다

 

- 다수의 사람들에게 적은 지지를 받기보다 소수의 사람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자 노력했다

 

- X축과 Y축에서 극단을 결정한 뒤 자신들의 분야를 확실하게 장악했다

(라이브 콘서트 vs 스튜디오 녹음, 팬들을 위한 긴 노래 vs 라디오 방송에 맞는 짧은 노래)

 

- 팬들에게 이야기하고 대변할 가십거리를 충분히 제공했고, 팬들은 내부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레이트풀 데드'처럼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래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평균이상 재능 

실력 없이 연간 146회의 공연을 소화할 수 없다.

 

2] 엄청난 끈기 

그레이트풀 데드의 전성기로 간주되는 1972년에도

공연장을 찾은 관객의 수는 5,000명에 불과했다.

그들이 '벼락'성공을 이뤄내기까지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3] 강한 뚝심 

좀비, 도어스, 심지어 터틀즈 같은 밴드가

자신들보다 훨씬 많은 음반을 파는 것을 지켜보기는 쉽지 않다. 비록 잠시라도.


 

확실한 것은 테일러 스위프트는 우리의 본보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판에 신경쓰지 마라

'사람들은 당신의 결과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어느 평론가의 말은 대개 옳다. 특히, 평론가들은 더더욱 우리의 결과물을 좋아하지 않는며, 이는 논쟁거리가 아닌 사실이다. 하지만 「누구도 우리의 작업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론가의 말은 틀렸다. 우리의 작품을 좋아해주는 1명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대중들이 열광했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경우에도 총 2만 1,000개의 리뷰 중, 12%는 별 1개 or 2개짜리 평점을 받았다. 비판? 호감? 사실 둘다 옳지만 또 둘 다 그렇게 유용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은 용감하면서도 멍청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떻게보면 자신이 틀렸음을 증명해달라고 요청하는 꼴이다. 가령,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책이 늦게 배달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어떻게든 별 하나짜리 평가를 해낸다. 

 


"당신이 원하는 (____)을 원하고, 당신이 믿는 (____)을 믿는 사람들에게 (___)에 대한 당신의 선택은 옳다"


 

 

 


어떤 우리인가?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한다"에서 중요한 부분은 "우리"다. 여기서 "우리"가 구체적일수록 더 많이 연결되며, 또 긴밀할수록 좋다. 그러므로 '마케터', '리더', '주최자'가 처음 해야 할 일은 바로 '우리'에 대한 정의이며, '우리'는 더 과감하고 상세해야 한다. 이로써 적극적으로 '우리'의 시장에 도달해야 하며,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 그들이 서로에게 말하며 보여주는 것을 바꿔야 한다. 좀더 과장하자면, 항상 무슨 일을 시작할 때는 "우리"부터 정의한 뒤,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해야한다. 단, 이것을 단순히 '문화'라고 퉁쳐서는 안 된다. 그냥 '문화'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이 문화'라고 불러야 한다. 보편적인 문화, 우리 모두를 규정하는 문화에서는 '우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일이 '문화'를 바꾸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다음 2가지 일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1]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문화의 세계관을 파악하고 이해한다

2] 모든 노력을 해당 집단에 집중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무시한다

    3] 우리가 바꾸고자 하는 문화에 맞는 공감되는 이야기를 구축하고 실천하는 것에 집중한다 


 

변화는 '우리'를 바꿈으로써 이뤄진다. 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품고 과감하게 하나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그 결과, 소수는 곧 다수가 된다. 가령, 기립박수가 시작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필요할까? 테드 강연에 의하면, 단 '3명'이면 된다. 3명만 자리에서 일어나면 나머지 청중들도 전부 일어나게 되며, 브로드웨이 공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반응이 미지근해도 극장 여기저기에 15명만 자리 잡고 있으면 충분하다. 하지만 뉴욕 최고 재즈클럽인 메즈로우에서는 3명의 원리가 통하지 않는다. 들은 재즈 클럽에서 좀처럼 기립 박수를 치지 않는다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문화는 중요하다.

 

우선, 기립 박수를 치는 청중들에게 문화를 선물한다. 그리고 '우리'의 일원이 되고 싶어하게끔 만든다. 그리하여 '우리'의 리더가 일어섰을 때, 함께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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